토요타 프리우스와 혼다 인사이트가 연비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때 1년 전 모델을 다시 거론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몇번이나 비교시승을 했던 차지만 꼼꼼하게 타 본 적이 없어서일까? 캠리에 대한 동경 때문인가?
캠리 하이브리드는 캠리라는 베스트셀링카의 디자인으로 인해 줄곧 관심의 대상이 된 차다. 비교 시승의 단골손님이다. 캠리만 잡으면 ‘밑지는 장사는 안한다’는 업계의 도발정신(?)을 유도하는 차이기도 하다.
연비도 뛰어나다. 국산과 수입차를 합쳐 5위 정도다. 동사의 프리우스와 혼다 시빅, 인사이트, 푸조의 디젤차량인 308 1.6 정도가 캠리 하이브리드보다 연비가 좋은 정도다. 이미 토요타는 2012년 캠리하이브리드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느 정도 검증이 됐고 경쟁력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올해로 예상되고 있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출시로 인해 다시 한번 대결 국면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경쟁모델로 캠리 하이브리드를 꼽으면서 ‘무조건 캠리 하이브리드보다 많이 팔겠다’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쏘나타 대 캠리의 하이브리드 전쟁이 예고된 만큼 캠리 하이브리드의 경쟁력부터 살펴보는 것이 필요했다.
◆힘 좋은 하이브리드 느낌
캠리가 등장한 지 벌써 28년이다. 세계 중형 세단의 표준이다. 여기에 직렬4기통 2400cc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 모터가 결합해 탄생한 것이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HSD)에 의해 동급 최고의 연비와 정숙성을 자랑한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엣킨스사이클엔진과 전자적으로 제어되는 무단변속기(e-CVT) 및 고출력 전기모터, 초소형인버터, 특수 제작된 컴팩트 배터리 등을 통해 시스템 최고 출력을 195마력까지 끌어올린다. 특히 저속 및 저토크에서 폭발적인 순간 가속력을 만드는 전기모터의 힘은 6기통 엔진에 버금간다.
실제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저속 주행은 모터로 운행하고 20km/h 속도 이상으로 변환시 엔진이 가동된다. 운행 중 수시로 엔진이 켜지고 꺼지지만 일반 가솔린 차량과 큰 차이가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었다. 공연연비는 19.7km/L로 중형세단으로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1등급을 받았다.
◆'★★★', 안전성 자존심에 상처
안전성 부분은 어떨까? 최근 캠리는 안전성에서 굴욕적인 상황을 맞아야 했다. 지난해 10월 미국도로교통안전국이 도입한 차량안전평가에서 별 3개에 그치는 낮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후방 충돌 시 탑승자의 목부상을 방지해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가 없었다는 점. 여성 탑승자에 대한 안전도도 낮게 평가됐다. 그동안 토요타가 지속적으로 이야기했던 ‘안전 최우선’의 신뢰도에 금이 간 상황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액티브 헤드레스트가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안전성에서 크게 밀릴 이유가 없다. 일단 차체는 캠리와 동일하다. 충돌에 의한 충격을 흡수하고 충격에 의한 탑승 공간의 변형을 줄이도록 설계했다. 고강도강을 사용해 특정 측면에 충돌이 발생할 때 전체적인 차체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시트 프레임도 측면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동급에서 유일하게 적용한 무릎 에어백도 안전성을 기하고 있는 사례다. 첨단 듀얼 스테이지 SRS 전방 에어백, 시트 장착 측면 에어백, 측면 커튼 에어백 등을 갖췄다.
◆실내 디자인은 80년대 그대로
캠리 하이브리드는 센터콘솔, 측면 포켓, 도어 포켓, 앞·뒷좌석 컵홀더 등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디자인은 결코 세련돼 보이지 않는다. 클래식카의 내부 인테리어를 보는 듯하다. 센터페시아의 조잡한 디자인과 어울리지 않는 내비게이션이 실망감을 더한다.
수납공간이 다양하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센터콘솔은 9개의 CD케이스수납이 가능할 정도로 넉넉한 공간이 있고, 변속기 레버 전방에 위치한 액세서리 박스가 유용해 보인다.
실내가 넓다는 점도 캠리가 갖는 장점이다. 2단 구조의 판넬은 실내가 탁 트인 느낌을 주고, 표준멀티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는 외기온도, 연료 잔량 및 현재의 연료로 주행 가능한 거리, 평균 속도, 평균 연료소비량, 주행기록 등을 표시해 차량의 상태에 대해 알려준다.
뒷좌석 리어시트를 각각 독립적으로 분리해 접을 수 있고 골프백 4개, 보스턴백 2개가 수납가능할 정도로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갖추고 있다.
반면 외관 디자인은 캠리 본연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다. 상대적으로 짧은 프론트 오버행으로 중형차가 갖지 못하는 컴팩트함까지 갖췄다. 차량의 최소회전 반경을 줄여줘 좁은 골목길이 많은 한국에서 안성맞춤이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4590만원. 연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캠리보다 더 지불해야 하는 돈이 1100만원이나 된다는 점은 부담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