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와 경기도가 ‘화재안전담배’ 판매를 놓고 2년여에 걸친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다.
‘화재안전담배’란 꽁초를 버려도 2~3초안에 불이 꺼지도록 한 저발화성담배다. 경기도는 KT&G가 이 담배를 미국에서는 판매하면서도 국내에서는 팔지 않아 "도가 담뱃불 화재로 인해 큰 재정손실을 보고 있다”며 KT&G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KT&G측은 “화재안전담배의 판매를 권고한다”는 최근 법원의 의견까지 거부하며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경기도와 KT&G간 ‘화재안전담배’ 분쟁, 도대체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지난 2009년 1월 경기도는 "KT&G가 화재에 안전한 담배를 만들지 않아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담배 화재로 794억원의 재정손실을 입었고 소방비용만 1125억원이 소요됐다"며 KT&G를 상대로 수원지법에 10억원(1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도는 소장에서 “제조물 책임법에 모든 제품 제조자는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대책을 세우게 돼 있다. 그런데도 KT&G가 외국에는 화재안전담배를 수출하면서도 국내에는 시판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기도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발생한 담배 화재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KT&G 담배로 화재가 발생한 22건의 증거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 KT&G를 전방위로 압박했다. 흡연자가 담뱃불을 재떨이 등에 비벼 끄거나 완전히 불이 꺼졌다고 생각하고 쓰레기통에 버렸는데도 가연물에 착화돼 화재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KT&G에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다.
김문수 도지사까지 소송의 원고 대표로 출석하는 등 경기도가 압박강도를 높이자 KT&G 측은 법적기준, 시장성, 외화유출 염려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화재안전담배 '시판 거부'로 맞섰다.
KT&G는 "국내에는 저발화성담배를 인정하는 기준이 전혀 없고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지 않아 시장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설령 저발화성담배를 부분적으로 도입한다 해도 화재감소 효과가 없고 거대 외국기업에 비해 상대적인 브랜드 가치 실추만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수출용 저발화성담배 궐연지(담배를 싼 겉종이)는 외국 거대기업이 특허권을 확보하고 있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외화유출, 시장종속, 물가상승 등의 피해가 예상되는 저발화성 담배 도입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입장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법원은 지난해 11월30일 KT&G에 “화재안전담배를 국내에도 시판하고, 원고(경기도)도 더 이상의 청구를 포기하라"는 화해권고안을 내놓으며 갈등조정에 적극 개입했다.
그러나 정작 KT&G측는 법원의 화해권고안 마저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며 법원과 경기도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KT&G는 "미국수출용 담배(상품명 카니발)를 단시간 내에 국내에 도입하라는 법원의 화해권고안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일관되게 강조해온 시장성과 법적기준, 외화유출 등의 이유를 들어 '시판거부'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한편 KT&G가 지난 2004년부터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저발화성담배 ‘카니발’은 궐연지 부분에 2~3개의 얇은 밴드를 부착하는 식으로 구멍을 막아 공기가 통하지 않게 해 꽁초를 버리더라도 2~3초안에 불이 꺼지도록 돼 있다. 지난 2005년17억9965만개비를 시작으로 2006년 12억9479만개비, 2007년 11억7640만개비, 2008년10억8736만개비, 2009년 8억8947만개비, 2010년에는 11억3431만개비가 미국에서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