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달수는 스크린에서 '감칠 맛 나는 코믹배우' 중 가장 우선순위로 꼽힌다. 영화 <올드보이> <방자전> <괴물> 등에서 주연보다 돋보이는 '명품조연'이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그런 그가 2월10일 첫막을 올린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에서 코믹을 쏙 뺀 한(恨) 많은 아버지로 무대에 선다. 오달수 특유의 웃음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다소 어리둥절할 법한데 그는 사뭇 진지하다. "코믹 연기와 진지한 연기는 목표 지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차이가 날 뿐이다.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해야 할지 쓸쓸함을 안겨줘야 할지 목표에 따라 배우의 연기는 달라진다."
연희단거리패로 1990년 연극 <오구>로 데뷔해 연극 무대에 뼈가 굵었지만 그는 아직도 무대를 어려워한다. "연극 관객들을 만날 때 더 어려워요. 영화는 연기가 마음에 안 들면 안보면 되는데, 연극은 영화와 달리 관객들 앞에서 숨을 데가 없어요." 그는 " 이번에는 최대한 스스로 쑥스럽지 않도록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오달수가 대표인 극단 신기루만화경과 공연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하는 작품. 토속적이고 민속적인 감성을 구현하는 분위기와 꿈인지 현실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기묘한 묘사가 돋보인다.
깊은 산 속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아이의 성장 이야기. 오달수는 마누라가 도망간 후 도깨비늪보다 더 깊숙한 숲에서 아이에게 집착하며 살아가는 황 노인을 연기한다.
오달수는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작가 동이향의 시적인 언어와 연극 고유의 맛을 고급스럽게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있는 그대로 매순간 진실 되게 받아들인다면 쉽게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