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문화재청은 강원도에 있는 약수터 세곳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설악산 기슭에 있는 양양 오색약수(제529호), 백두대간 구룡령 근처에 있는 홍천 삼봉약수(제530호), 방태산 기슭의 인제 개인약수(제531호)가 그것이다. 모두 톡 쏘는 맛이 있는 탄산수로서 오래 전부터 위장병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수들이다.
이들 약수 중 홍천 삼봉약수는 삼봉자연휴양림 안에 위치해 있어 약수의 맛과 숙박을 겸한 삼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숲은 아름드리 전나무와 주목 등 침엽수, 거제수나무, 박달나무 같은 활엽수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또한 매주 목공예 체험 교실을 운영하며, 겨울엔 휴양림 측에서 준비한 '겨울 산촌 체험'도 즐길 수 있다. 겨울에도 가족과 함께 편안한 하룻밤을 보내며 예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휴양림인 것이다.
삼봉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삼봉약수
삼봉약수는 백두대간 갈전곡봉(1204m)에서 서쪽으로 10리쯤 뻗어 나온 산줄기인 가칠봉(1240m), 응복산(1156m), 사삼봉(1107m) 사이를 흐르는 실룬(실론)계곡에 있어 실룬(실론)약수라고도 불린다. 삼봉약수라는 이름은 가칠봉, 응복산, 사삼봉 세봉우리의 정기가 모인 곳에서 나오는 약수라는 뜻이다. 물맛이 좋아 일찍이 '한국의 명수 100선'에도 들었다.
약수가 나오는 구멍이 세개가 있는데, 그 맛이 모두 다르다. 맨 아래쪽의 약수가 가장 강한 맛이 난다. 삼봉약수의 주성분은 제일철 탄산 중탄산이온으로 위장병에 특효가 있고, 신경쇠약 피부병 신장병 신경통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적정량의 불소이온도 함유돼 풍치나 구강빈혈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약수를 한모금만 맛볼게 아니라 요리도 시도해보자. 인근 주민들은 이 약수를 이용해 각종 요리를 한다. 닭 오리 꿩 등으로 백숙을 끓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중에서 제일 흔한 게 닭백숙. 약수를 사용한 백숙은 보통 물을 사용한 백숙보다 훨씬 고소하고 담백하다.
약수로 밥을 지어 먹기도 한다. 약수 성분이 강하면 강할수록 밥에 푸른 기운이 돈다. 흰 쌀밥이 푸르스름하게 변한 것을 보면 신기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진짜 신비로운 기운이 깃들어 있는 것같이 여겨진다. 약수밥은 더 고소하고 쫄깃쫄깃하다. 약수백숙이든 약수밥이든 하는 방법은 일반 물로 할 때와 같다.
이렇게 약수 요리도 맛 봤다면 휴양림에서의 산책은 기본. 계곡을 따라 나있는 널따란 길을 거닐며 편안하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가벼운 산책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다면 산행도 해보자. 휴양림을 감싸고 있는 가칠봉에 등산로가 있다. 삼봉약수터에서 북서쪽 계곡을 따르든지, 아니면 북쪽으로 곧게 뻗어 올라가는 능선을 따르면 된다.
계곡 산길의 경사는 상류 끝까지 부드럽다. 계곡 상류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조금 가파른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이렇게 능선을 걷다보면 정상 직전에 갈림길을 만난다. 직진하면 정상, 오른쪽은 삼봉휴양림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가칠봉 정상에선 동쪽으로 장하게 지나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감상할 수 있다. 삼봉약수터에서 정상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하산은 오를 때 만났던 갈림길에서 능선길을 따르면 된다. 아름드리 전나무와 신갈나무 등이 우거진 숲을 지나면 1시간30분 만에 삼봉약수 옆 산장을 만나게 된다. 삼봉약수~계곡길~정상~능선길~삼봉약수 원점회귀산행이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산촌 겨울나기 놀이 체험
삼봉자연휴양림에서는 숙박객뿐만이 아니라 단순 방문객들도 여러 체험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목공예 체험 공방'은 사시사철 운영한다. 휴양림 소속의 숲해설사가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필요한 재료와 공구는 공방에 모두 갖춰져 있다. 삼봉약수터 바로 옆에 있는 휴양관의 '푸르미 공방'에서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한다.
겨울엔 휴양림 매표소 앞에서 '산촌 겨울나기 놀이체험'도 역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얼음썰매, 팽이, 눈발구, 설피 등 산골의 겨울 체험 도구들이 준비돼 있다.
눈발구는 눈 많은 산간마을에서 한겨울 땔감같이 무거운 물건을 나를 때 이용하는 달구지의 일종이다. 30대 후반 이상이라면 누구나 기억해 낼 추억의 소달구지와 비슷하다. '스르륵' 눈밭을 미끄러지는 눈발구를 타면 어른들도 소달구지를 추억하느라 미소를 머금게 된다. 생전 처음 신기한 경험을 한 아이들은 놀이동산에서 바이킹이나 청룡열차 타는 것 못지않게 즐거워한다.
설피 체험도 재미있다. 다래나무 등으로 만든 설피는 눈이 많이 내렸을 때 신던 덧신이다. 저항력이 있어 무릎까지 쌓인 눈 속에서도 발이 많이 빠지지 않는다. 얼음썰매와 팽이 등도 충분히 갖춰져 있다. 체험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편 삼봉자연휴양림은 앞으로 운영방식이 장기 체류형 자연휴양림으로 바뀐다. 따라서 2월 말까지만 운영하고, 3월부터는 시설물 보완 공사를 위해 휴장한다. 재개장 일시와 운영방식, 숙박객 선정 등의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행수첩
●교통 ▲서울·춘천간고속도로→동홍천 나들목(좌회전 홍천 방면 2km)→56번 국도(서석·창촌 방면)→서석→창촌삼거리(양양 방면 좌회전)→삼봉자연휴양림 ▲영동고속도로→속사 나들목→31번 국도(인제·양양 방면)→운두령→창촌삼거리(양양 방면 우회전)→56번 국도→삼봉자연휴양림 ▲영동고속도로→장평 나들목→6번 국도(봉평 방면 6km)→봉평→424번 지방도→보래령터널(최근 개통돼 이정표 확실치 않음)→31번 국도(좌회전 창촌 방면)→창촌삼거리(양양 방면 우회전)→56번 국도→삼봉자연휴양림. 삼봉약수터 바로 앞까지 승용차로 접근할 수 있다. <수도권 기준 3시간~3시간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