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로 접어들면서 지난해 실적 1위 증권사가 어디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10년 증권업계 실적 순위가 유난히 주목받는 이유는 현대증권의 선전 때문이다.
지난 2년간 대우증권이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2010년에는 현대증권이 대우증권을 재치고 1위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또 하나대투증권이 대우증권보다 많은 순이익을 기록해 2위 자리를 꿰찰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일단 지난해 3분기(4~12월) 당기순이익에선 62개 증권사 중 현대증권이 1위에 올라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증권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2512억원이다. 하나대투증권과 대우증권은 각각 당기순이익 2082억원과 1935억원을 기록해 2위와 3위에 올랐다. 삼성증권(1652억원), 한국투자증권(1520억원), 미래에셋증권(1131억원), 우리투자증권(1017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2009년에는 대우증권이 3158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실적 1위를 기록했다. 하나대투증권은 2520억원으로 2위, 한국투자증권은 2319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현대증권은 순이익 1814억원으로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현재로선 현대증권이 1년 만에 세단계를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3분기까지 현대증권이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영업외수익이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12월 하이닉스와 구상권 청구소송에서 승소했고, 1567억원의 영업외수익을 거둬들였다. 한달 정도 후 증권사 4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이변이 없는 한 현대증권의 실적 1위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현대증권과 마찬가지로 영업외수익을 통해 지난해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본사 사옥 매각으로 1659억원의 매각차익이 생긴 것.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옵션쇼크로 인해 와이즈에셋자산운용 관련 대손상각비 573억원이 발생했지만, 본사 사옥 매각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었다"며 "영업과 관련해서는 랩에 자금이 많이 들어왔고 IPO 및 주식브로커리지 등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4분기 실적이 남아있으므로 섣불리 예단해선 안 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2009년에는 3분기 실적에서 3위였지만 4분기 실적을 포함해 2위로 올라섰던 경험이 있다"며 "대우증권의 막판 추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이 2009년 3분기 당기순이익을 발표했을 당시에는 한국투자증권이 1899억원으로 1844억원의 하나대투증권보다 앞섰다. 하지만 4분기 실적까지 포함하자 하나대투증권이 한국투자증권보다 201억원 더 많은 순이익을 기록해 2위로 올라선 바 있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일수록 실적 순위에서 몇위를 했느냐는 자존심 싸움이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라며 "영업을 하는 데 있어서도 회사를 알리는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최근에는 일회성 손실이나 영업외수익 등이 당기순이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순수하게 영업을 잘한 증권사가 어디인지를 가늠하기 위해선 다른 시각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