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이명(耳鳴)' 환자가 최근 7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은 '귀울림(이명)' 진료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2년 14만2000명에서 2009년 26만4000명으로 85.9% 늘었다고 밝혔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5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와 20세 미만대에서도 각각 2만명과 1만3000명에 달했다.
그렇다면 '이명'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명에 대해 정확히 알면 올바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이명' 환자, 왜 일까
이명이란 외부로부터 소리의 자극이 없는데도 귀 속이나 머리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소음의 증가, 노령인구의 증가, 약물의 남용, 스트레스 등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많아진 현대 사회는 과거에 비해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연령이 높을수록 많이 나타나는 이명은 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명의 형태나 강도는 개인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흔히 가늘고 약하게 '삐~'하는 소리가 나타나고 매미소리, 귀뚜라미소리, 종소리 등의 불규칙한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평소에는 생활소음에 묻혀 잘 인지하지 못하다가도, 주변이 조용해지면 다른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들리는 게 특징. 그래서 보통 잠들기 전 조용할 때 이명이 있음을 처음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한번 이명이 들리기 시작하면 계속 신경이 쓰이고, 또 신경을 쓸수록 더욱 또렷하게 들려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이명을 측정해보면 낙엽이 땅에 떨어질 때 나는 소리 정도의 크기로 주변의 잡음에 묻힐 만큼 매우 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심지어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게 이명이다. 게다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오직 자신의 귀에서만 들리는 소리이기 때문에 환자가 겪는 심리적인 고충이 상당하다. 그래서 이명의 정도가 심한 경우 이비인후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검사를 통해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치료할 수 있는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명은 질병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명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이명은 하나의 증상일 뿐, 실제 그 자체가 질병은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명이 나타나는 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과로나 스트레스,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병, 소음성 난청, 머리 외상, 노인성 난청, 청신경 종양, 중이염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명이 구체적 신체질환과 연관돼 나타나는 경우는 10% 미만이다. 간혹 심신이 쇠약해지거나 중금속 오염 혹은 원기가 부족해서 생기는 전신적인 질병이라는 등의 주장으로 오히려 치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병력 및 이신경학적 검사와 정확한 청력 및 이명 검사가 필요하다.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원인이 특정 질환과 관련이 있다면 질환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특정 질환과 관련이 없는 이명은 진료를 통해 이명의 상태를 파악한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명 치료는 과거부터 약물요법, 수술, 차폐요법, 물리적 자극, 식이요법, 최면술, 바이오피드백, 긴장완화 및 명상, 척추지압요법, 침술 등 여러 방법들이 소개되고 시도돼왔다. 그만큼 이명 치료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효과를 경험한 한가지 치료법을 다른 사람에게 같은 방법으로 적용하려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이명은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이명이 들리는 방법과 그 원인도 독특하고 개별적이다. 그러므로 각각의 환자들은 자신의 고유한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에, 이명으로 생기는 문제들을 잘 이해하고 개별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생활 속에 습관화시키는 '이명재활치료'
지금까지 알려진 이명치료법 중 국내외에서 검증 받은 치료방법은 '이명재활치료법'이다.
이명으로 고통을 받다보면 많은 환자들이 부정적인 생각이나 두려움을 갖게 된다. 정서적인 불안감은 뇌 속에서 부정적인 조건반사를 강화시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되고, 그 결과 이명에 대해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소리는 크게 들리게 된다. 그래서 이명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마치 냉장고소리나 컴퓨터소리와 같이 이명을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중립적인 신호로 인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이명재활치료법'이다.
과거 이명 자체를 없애고자 했던 것과 달리, 개별심리상담과 소리치료 등을 통해 이명을 생활 속에서 습관화시키면 궁극적으로는 이명을 인식하지 않는 단계까지 가게 된다.
'이명재활치료법'은 미국 의학자 자스트레보프가 처음 학계에 내놓은 이후 수차례 연구 결과가 학회에 발표됐고, 해외에서는 1990년대부터 임상에 적용해온 검증된 치료법이다. 해외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명 환자 158명에게 12개월간 이명재활치료를 시행한 결과 82%의 환자들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소리이비인후과와 연세대 의대 이비인후과학교실 공동연구로 이명재활치료를 받은 환자 134명의 치료결과 91%인 122명에게서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이명 환자들 중에는 치료가 안된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명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치료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이명재활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명 관리는 이렇게
▲이명이 생겼다면 큰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피한다. ▲가능한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콜라, 홍차 등 신경자극물질은 피한다. ▲과도한 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한다. ▲스트레스에 주의한다. ▲이명을 감지했다면 초기에 전문의 진단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