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승부수, 또 다른 승자의 독배 될라
Focus/ 포스코, 대한통운 인수전 ‘3대 불안’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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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실탄 떨어지면….”
지난 3월4일 국내 1위 물류기업인 대한통운 인수전에 도전장을 낸 포스코를 둘러싸고 시장의 반응이 싸늘하다. ‘위험한 인수’라는 꼬리표가 붙고 있는데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S&P 마저 포스코의 신용등급 하향을 고려하는 등 우려감을 표하고 나섰다.
일찍부터 대한통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밝혀왔던 정준양 회장의 승부수가 그야말로 ‘무리수’로까지 인식되는 상황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한달 보름을 남겨둔 현재,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를 둘러싼 3가지 불안요소를 짚어봤다.
◆실탄 떨어질까…차입금 급증, 현금자산보다 5조 많아
대한통운 인수를 추진하는 포스코의 득과 실을 따질 때 업계관계자들이 가장 우려를 표하는 부분은 바로 현금성 자산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을 3조4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대한통운의 경우 대우인터내셔널보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 연이어 인수하기엔 실탄에 대한 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한때 7조원에 달했던 포스코의 현금성 자산은 철광석 등 원료값 급등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거치면서 지난해말 반토막 수준인 3조233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 2009년말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6400억원 가량 많았지만, 지난해말에는 오히려 차입금이 현금성 자산을 5조9592억원이나 초과했다. 때문에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원화 공모채로 1조5000억원을 조달했고, 해외 채권 발행으로도 7억달러를 마련하는 등 외부 차입에 쉴 틈이 없었다.
올해 역시 돈 들어갈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우선 인도네시아 및 인도의 일관제철소, 인도 냉연공장과 중국 용융아연도금강판, 터키 스테인리스 공장 건설 등에 거금을 쏟아 부어야 한다. 여기에 인수자금만 최대 2조원까지 점쳐지는 대한통운을 비롯해 철광석 등의 원료 개발사업 등에도 추가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최근 일본 지진으로 국내 산업계가 철강 제품 공급 확대를 요청하면서 포항제철소에 파이넥스, 선재, 스테인리스 제강 공장을 새로 증설하는 데에도 2조2000억원을 투자해야할 상황이다.
따라서 포스코는 당초 올해 투자규모를 인수합병(M&A) 자금 2조원을 포함한 총 7조3000억원으로 잡았던 것에서, 계획에 없던 투자가 늘어나는 바람에 지난해 수준인 9조5000억원으로의 상향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만약 포스코가 대한통운 인수를 성사시킨다면 또다시 대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추가 자금 조달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용 하락할까…S&P-무디스 “신용등급 하향 검토”
현금창출능력 대비 차입금 수준이 커지고 있는 만큼 회사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포스코가 불안해하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는 최근 포스코의 재무상태에 우려를 표시하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잇따라 경고했다.
지난 3월31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대규모 자본 지출과 추가 기업 인수 가능성을 고려할 때 포스코가 현재의 신용등급(A)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하향 조정의 뜻을 내비쳤다.
S&P는 “포스코는 올 한해 대규모 자본 지출과 인수합병을 계획하고 있어 대규모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며 이는 결국 동사의 추가 채권 발행으로 이어져 재무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단기간에 상향조정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포스코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역시 이보다 하루 전인 3월30일 포스코의 신용등급(A2)을 하향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차입 규모가 예상보다 컸고 상당 기간 재무 상태가 현재의 신용등급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해 8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내렸고, 올 초 등급전망도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무디스측은 “포스코가 대규모의 투자 계획을 갖고 있고, 비철강 기업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점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결국 대한통운 인수 추진이 포스코의 재무상태나 신용등급을 더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론 잠재울까…“비철강에 무리한 투자”
현재 대한통운 인수전은 포스코를 비롯해 롯데, CJ 등 3파전 양상으로 전개 중이지만 자금 동원력이나 시너지 발휘 면에서 포스코가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꼽힌다.
당초 포스코는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물류비 부담을 줄인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매출원가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5%나 돼 대한통운 인수로 물류부문에 대한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같은 목적성을 가졌다고 해도 포스코가 비철강 부문에 대해 지나치게 무리한 투자를 하려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해외 첫 일관제철소를 착공한데 이어 현재 인도에서도 12조원(120억 달러) 규모의 대형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때문에 지금은 해외에서 추진 중인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때라는 시각이다.
특히 최근 일본 최대 철강회사인 신일본제철이 3위 스미토모금속공업과의 합병으로 철강 생산량 부문에서 포스코를 밀어내고 세계 2위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는 위기상황이 도래한 만큼, 물류회사 인수보다는 철강사업에 집중하라는 의견이 많다.
모 투자증권사의 수석연구원은 “현재 포스코의 재무구조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비철강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이 긍정적일지 의문”이라며 “주력해야 할 철강부문 상황도 여의치 않아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한통운의 추후 매각일정은 매각주간사들이 오는 5월13일까지 인수의향기업들로부터 최종입찰을 받고 같은 달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어 5월27일에는 우선협상대상자와의 양해각서(MOU)가 맺어지고, 6월 말께는 최종 계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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