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서는 위험과 위기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danger)이란 피할 수 있다면 무조건 피해야하는 것이며, 위기(risk)는 때로는 맞서거나 활용함으로써 큰 이득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말로 “네가 책임지고 그것을 해라”가 영어로는 “Do it at your own risk”로 표현되듯이, risk란 단어는 자기 책임 하에 무릅쓰는 위험을 가리킨다.
위기는 어떤 사람에게는 위험으로 끝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기회로 작용한다. 그래서 위기는 [위험+기회]란 의미로 만들어졌다고 보기도 한다. 위기에서 언제나 두려움만 가진다면 기회는 만들어낼 수가 없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위기에 해당하는 수많은 고비를 거쳐 가지만 그 위기 중 일부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환시킨 사람이 성공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지만, 작은 부자는 스스로 만든다” 여기에서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는 뜻이 반드시 운이 좋아야한다는 뜻으로만 해석해야할까. 억세게 운이 좋아서 큰 부자가 되는 것을 하늘이 내는 것이라 볼 수 있지만, 좋은 일과 나쁜 일 모두 하늘의 뜻으로 으레 간주한다.
즉 하늘이란 단어에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타나는 모든 상황들을 포함시켜야한다. 위기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타나므로 하늘이 내리는 것이라 보아도 되고, 위기에서 큰 부자가 생겨난다는 점을 보아도 될 것이다.
미국에서 대공황이 나타났던 시기, 한국에서 외환위기,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등도 큰 부자가 생겨나는 기회가 되었었다. 역사적으로 전쟁도 종종 큰 부자가 생겨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세계대전이 있었을 때 전쟁터에서 벗어나 있었던 미국이 크게 부상하게 되었고, 한국전쟁이 있었을 때 이웃나라 일본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씨가 뿌려지게 되었다.
한국 외환위기나 미국발 금융위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기는 기회다”에 해당하였던 반면, 최근 일본대지진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위기는 기회다”에 해당하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기는 평생 몇 번 만나는 정도이지만 중기적인 관점에서의 위기는 좀 더 많이 만날 수 있으며, 단기적인 관점에서 위기는 자주 만나게 된다.
다만 위기가 언제나 기회로 작용하지는 않고 위험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그에 대한 판단 기준을 나름대로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개 위기 발생 시 이미 흘러가고 있었던 시장의 큰 흐름을 중심으로 하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1) 중기 및 장기 이동평균선이 상향 추세로서, 큰 흐름이 상승 흐름이었을 때에는 악재 출연으로 인한 위험 발생시, 단기적 위험이 지난 뒤 다시 올라갈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일시적인 큰 폭의 하락 시기를 신규 매수 또는 추가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다.
그렇게 한 뒤 만약에 주식비중이 적정하면 계속 보유하고, 주식 비중이 너무 커졌다 싶으면 추가 매수한 것은 재상승 시기에 매도하여 단기이익을 일부 현금으로 확보해놓아도 된다. 이익을 일부 실현해놓으면 나머지를 계속 보유하는데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2) 중기 이동평균선은 이미 하향추세이고 장기 이동평균선은 상승이긴 하지만 둔화되고 있거나 최근에 하향 전환하는 모습이라면, 위험 발생으로 큰 흐름이 하락 흐름으로 굳어지게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 그렇다면 악재 출연으로 인한 위험 발생시, 중장기적으로 올라갈 위험보다는 내려갈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바라본다.
따라서 악재 출현 시 재빠르게 일부 물량을 매도하여 줄여놓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사정상 대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격도가 크게 벌어져서 낙폭이 과다하게 커졌다면 반등시 일부 물량을 매도하여 주식 비중을 줄여 놓도록 한다.
▶(3) 중기 이동평균선과 장기 이동평균선 모두가 오래전부터 하향추세인 경우에는 악재 출연으로 시장이 급락하면서 거래량이 대폭 늘어나는 것이 바닥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때는 곧바로 매수하지 않고 거래량 급증과 함께 반등하기를 시간 여유를 가지고 기다렸다가, 그 뒤 다시 재반락한 이후에 눌림목 시점부터 분할 매수해도 된다. 주변 상황을 점검해가면서 매수를 어느 정도 지속해갈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이상은 위험 발생 시 대응하는 기본적인 대응 패턴으로서, “위기는 기회다”는 (1)과 (3)의 경우에 해당한다. (2)의 경우는 위험으로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다. 최근에 발생한 일본 대지진은 위에서 (1)의 경우로서 “단기적인 관점에서 위기는 기회다”로 볼 수 있었다.
최근 2년간 “단기적인 관점에서 위기는 기회다”에 해당했던 경우들을 그림에 나타내었다. "OO위기“란 단어가 언론매체에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 때가 단기적으로 매수 시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 그림에서 거래대금을 보면 지수가 단기바닥인 시기에 거래대금도 단기바닥 상태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직전까지는 단기적으로 지수가 밀리고 거래가 부진하면서 시장이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위기가 발생하면서 투매가 생겨난다. 투매가 생겨나도 그 투매를 받아내는 힘이 미약하면 거래대금은 증가하지 못한다. 그러나 투매에 맞서는 힘이 강하면 매도세와 매수세가 충돌하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하게 된다. 오히려 악재 출연으로 거래가 바닥권에서 탈피하면서 재상승의 계기가 되는 것이다.
올해 들어 2월에는 상당한 금액을 순매도하였던 외국인이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오히려 연일 순매수를 많이 하였다. 그에 힘입어 종합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였다. 올해 1월27일에 2121.0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외국인의 대량 매도와 더불어 시장이 크게 밀리면서 190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가 일본 대지진으로 한때 1800 대까지 투자자들이 구경하게 되었었다. 그러나 이는 본격적인 재상승의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단기적인 관점에서 나타났던 위기가 기회가 되는 모습은 대세 상승 구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투자자들은 항상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조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악재가 발생하면 그 악재는 특히 영향력을 발휘한다. 대세가 진행되면서도 단기적인 위험은 계속 나타나기 때문에 많은 일반이 시장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한 채로 시장은 상승하기 마련이다. 만약에 많은 일반이 대세상승을 확신하게 된다면 오히려 꼭짓점이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다.
시장이 조정을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단기 악재가 역할을 할 때 오히려 시장이 과열되지 않게끔 대세상승 추세가 유지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시기에도 악재는 늘 시장에서 대기해 있다고 보아도 된다. 앞으로도 중동정세 불안과 그로 인한 유가의 지속적 상승, 포르투갈 등 일부 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 등이 대기해 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출구전략이 언제쯤 단행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시장 상승 이유로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즉 아직은 경기가 호황 국면으로 인식되지 않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경기가 완전한 호황 국면으로 인정받지 않는 상태에서는 대세상승이 꼭짓점을 지났다고 장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기에 장기상승 사이클이 진행되는 도중 단기하락 사이클 구간에서 악재 발생으로 투매가 나타날 때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위기는 기회다”란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다. 가끔 돈을 납입하는 적립식 투자에서는 이럴 때마다 매수를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