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하면 계약서를 피해갈 수 없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녔건만 막상 계약서를 작성하다 보면 어떤 문구가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된다. 간단하게 돈을 준 후 물건을 받으면 되고, 돈을 받고 일해주면 되는데 왜 이렇게 어려운 용어로 가득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어야 할까.
그것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함이다. 돈을 줬는데 물건을 못 받으면 어떡하나, 일을 했는데 돈을 못 받으면 어떡하나, 이런 최악의 상황이 됐을 때 마지막에 법정에서 만날 것을 상정하고 작성하는 것이 계약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상정해서 문서를 작성해야 하고, 법률용어가 들어가야 하니까 어려울 수밖에 없다.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골프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발전해온 영역이 있다. 바로 숏게임이다. 숏게임이란 무엇일까? 골프는 공을 홀에 넣는 게임이다. 홀은 그린 위에 있다. 그린은 홀 주변의 잔디를 깨끗하게 정리해 공을 굴릴 수 있도록 만들어 둔 지역을 말한다. 공이 그린으로 올라가는 경로는 어떻게 될까?
100m 바깥에서 힘차게 스윙을 하면 공이 멋있게 그린 위로 올라갈까? 아니다.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한번 라운드를 하면 18번 공이 그린 위에 올라가지만, 대부분은 그린 주변 10~20m 지역에서 친 공이 그린 위로 올라가 멈춘다. 이것이 숏게임이다.
100m 바깥에서 친 공이 그린 위에 올라가지 않았다고 해서 크게 화낼 필요는 없다.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그런데 10m 떨어진 곳에서 친 공이 그린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어떨까? 본인은 심리적으로 무너지고 친구들은 의기양양해진다. 그냥 '툭' 치기만 해도 올라가는데 왜 실수를 하는 것일까?
숏게임에서의 실수를 유심히 살펴보면 클럽이 공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공 뒤쪽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위 말하는 '뒤땅'을 때리는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백스윙을 하면서 체중이 오른쪽으로 따라갔다가 미처 돌아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두발을 모은다. 그러면 백스윙 할 때 체중 이동이 어려워진다. 2. 공은 가급적 오른쪽에 둔다. 그래야 공이 먼저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3. 공을 오른쪽에 두다 보면 손은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러면 왼손목이 펴지면서 손목의 사용을 자제하게 되고 실수의 확률이 더 줄어든다. 4. 손이 왼쪽으로 가면서 체중도 자연스럽게 왼발에 실린다. 왼발에 체중을 실은 상태로 어깨를 이용해서 백스윙을 한다.
숏게임, 쉬운 영역이다. 그래서 실수가 발생하면 오히려 심리적 피해가 크다. 최악을 피하자. 계약서를 다루듯 몇가지 간단한 원칙만 지키자. 골프CEO가 갖춰야 할 기초역량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