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乘勝長驅)’.

신성재(43) 현대하이스코 사장의 2011년 경영 행보를 빗댄 최적의 평가다. 최근 그의 거침없는 기세가 그렇다.

지난 8일 신 사장은 한국철강협회 이사회를 통해 강관협의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한국철강협회 내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강관협의회는 강관산업의 대외 경쟁력 향상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2005년 3월 발족된 대표적인 국내 철강협의체 중 하나. 세아제강, 현대하이스코, 휴스틸, 미주제강, 동부제철 등 국내 20개 강관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강관협의회 관계자는 “현대하이스코는 제품의 품목을 다양하게 갖춘 것은 물론 연구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신 사장을 2년 임기의 회장으로 낙점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앞서 신 사장은 지난 3월18일 현대하이스코의 단독 대표이사 자리에도 올라 ‘철강업계의 최연소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김원갑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오다 주주총회를 통해 5년만에 단독 대표의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신 사장의 이같은 ‘감투 행보’를 놓고 기업 안팎에서 입지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장인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으로부터의 신임도 두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자원·친환경 연료전지 개발, 진두지휘
 
신 사장을 주목하는 재계의 시선은 무엇보다 올 들어 그가 ‘사위경영’의 새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라는 점에 쏠린다.

삼성가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사위인 김재열 제일모직 사장이 부각되듯 현대차그룹에선 신 사장이 사위경영자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1968년생인 신 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루터대 경영학과, 페퍼다인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현대정공을 거쳐 98년 현대하이스코에 입사했다. 이후 2001년 수출담당 이사를 맡았고 2003년에는 영업본부장 겸 기획담당 부사장직에 올라 1조원대에 머물던 현대하이스코의 매출을 2조3000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등 일찌감치 사업능력을 검증받았다.

2005년 공동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2007년부터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해외자원 개발과 친환경 연료전지 개발 등을 진두지휘하며 경쟁 업체보다 한발 앞선 행보로 다시 한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9월 광물자원공사와 민간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현대하이스코를 참여시켜 멕시코 불레오 구리광산을 확보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사장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현대하이스코의 사업영역을 키워왔다는 평가는 늘 받아왔다”면서 “단독 대표이사를 맡은 만큼 현장경영과 아이디어 경영이 반짝이는 그의 스타일로 볼 때 향후 현대하이스코의 성장이 크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상 첫 TV 광고…현대차그룹 핵심계열사 ‘우뚝’

현대차그룹에서 신 사장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것은 현대하이스코가 그룹의 핵심계열사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묻어난다.

정몽구 회장은 2005년부터 현대제철의 전신인 INI스틸 상임이사로 등재된 후 철강부문을 직접 챙겨왔다. 지난해 그룹의 숙원이었던 고로 가동 이후 3고로 투자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한 것도 정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때문에 자동차용 강판 등을 생산하는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제철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지만 그동안 현대제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아왔다.
 
하지만 현대하이스코는 지난 4월1일부터 ‘철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 준다’는 테마로, 철이 딱딱하고 강하다는 기존 관념을 깨는 내용을 담은 단독 TV 광고를 창사 이래 처음 선보이는 등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그룹 비전을 설정하고 기업이미지(CI)를 만든 시점과 동시에 현대하이스코의 TV광고가 나왔다는 점에서, 재계는 현대하이스코를 포함한 철강이 자동차에 못지않은 그룹의 중추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TV광고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출범한 만큼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인 강판을 만드는 현대하이스코를 통해 현대하이스코와 현대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단독 TV광고와 더불어 얼마 전 고문으로 밀려났던 김원갑 부회장을 복귀시킨 것 역시 정몽구 회장이 신 사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다. 김 부회장은 신 사장과 현대하이스코의 공동 대표이사로 함께 일하며 신 사장을 옆에서 서포트해준 경영동반자다.

따라서 당진지역에 검토 중인 신규 냉연공장 증설을 염두에 둔 이번 김 부회장의 복귀는 신 사장으로 하여금 현대제철 3고로 준공과 맞물려 현대하이스코의 위상과 중요성을 높일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하이스코가 정몽구 회장이 꿈꾸는 ‘쇳물(현대제철)-차강판(현대하이스코)-완성차(현대·기아차)’의 삼각 편대 중 한축을 제대로 담당할 수 있을지 재계는 2011년 신 사장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프로필
△1968년생 △91년 미국 캘리포니아루터대 경영학과 △95년 미국 페퍼다인대학원 경영학 석사 △95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입사 △98년 현대강관(현 현대하이스코) 수출담당 부장 △2001년 현대하이스코 수출담당 이사 △2002년 현대하이스코 관리본부 부본부장(전무) △2003년 현대하이스코 영업본부장 및 기획담당 부사장 △2005년 현대하이스코 공동 대표이사 사장 △2011년 현대하이스코 단독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