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골프게임을 개발하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골프를 온라인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것들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야 할까? 대체 골프라는 게임은 어떤 것들을 담고 있는 것일까? 그중에 어떤 요소가 골프 치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일까? 오랜만에 골프라는 게임을 다시 한번 하나하나 뜯어보고, 그 속에 담겨있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차분히 되짚어보는 기회를 맞았다. 그런 고민의 산물들을 게임의 구성요소로 하나하나 제안하고 있다.
그런 기획안 하나하나를 제안하는 것은 참 재미있는 작업이다. 하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제안을 한 다음에 일어난다. 그래서 이 제안을 게임 속에 담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게임 전문가들과 오랜 시간 회의를 거듭한다. 제안의 내용은 많이 변형되지만, 결국 온라인게임이라는 공간에 최적화된 형태로 들어가는 것으로 결정이 난다.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언제 이러한 내용을 게임유저들에게 알릴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결코 게임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실력이 늘고 경험이 쌓이면서 새로운 재미들이 하나씩 나오기 마련인 것이다. 기획된 내용이 언제쯤 등장하는 것이 게임의 재미를 최적화하는 것인지 그 시기마저도 잘 조절해야 한다.
속도조절. 신제품 개발과 관련하여 참 중요한 문제다. 너무나 혁신적인 제품은 항상 실패한다. 왜? 너무나 혁신적이기 때문이다. 호기심 많은 일부 소비자들은 열광하여 구입하지만, 낯선 것을 싫어하는 대중시장에서는 낯설기 때문에 거부당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세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다.
우선 '캐즘마케팅'의 지침을 따라 아주 작은 거점시장을 장악하고, 주변으로 확장하는 방법이 있다. 두번째로 제품 자체를 낯설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A도 익숙한 것이고, B도 익숙한 것인데, A+B를 했더니 아주 새로운 것이 나왔다. 그런 방식으로 낯섦을 피해가는 혁신이 있다. 세번째는 기다리는 것이다. 쉬운 것부터 하나씩 경험시키고, 교육시키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한발 한발 나가는 것이다. 아이팟에서 시작한 새로운 경험이 아이폰을 지나 아이패드를 지나 아이TV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과 같다.
이런 이야기들이 골프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거리조절에 관한 이야기다. 골프는 거리와 방향의 함수다. 그런데 골프를 하는 사람들은 거리에만 관심이 많다. 거리 중에서도 멀리치는 최고거리만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최고거리를 늘리는 만큼 중요한 것이 거리조절이다. 골프가 홀컵에 공을 넣는 경기인데 공이 홀컵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결국 거리조절을 잘해야 한다. 최고거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거리조절 게임을 더 빨리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입문단계에서 반드시 웨지와 퍼터로 거리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거리조절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리듬과 감각이다. 어떻게 하면 리듬과 감각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다음 글의 주제가 될 것이다. 기다리면 된다. 현명한 골프CEO라면 지금쯤 자신의 거리조절에 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보자. 다음 칼럼이 낯설지 않고, 의미 있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한 스스로의 속도조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