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을 맞아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산과 들의 만개한 꽃이 사람들의 눈을 유혹한다. 그러나 자연은 보는 것에 만족할 수 없는 오묘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자연의 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는 소중한 정신적 자양분이다. 그런데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물소리 바람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잘 듣는다는 것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나 국내 난청 환자 중 보청기를 사용하는 비율은 7.5%에 불과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건연)과 대한청각학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로, 보청기 구입 환자 중에서도 현재 미사용 환자의 50% 이상, 사용 환자의 30% 이상이 보청기 사용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보청기 선택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난청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은 보청기 착용이다. 노화로 인한 난청도 마찬가지다. 가족과의 대화는 물론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올바른 보청기 선택이 중요하다.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한 보청기 선택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보청기 구입 전 정확한 청력검사 필수

보청기 착용을 결정했다면, 구입하기 전 정확한 청력검사와 전문의 처방이 필수적이다. 전문의 진단을 통해 난청이 맞는지, 난청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떤 주파수가 안 들리는지, 귀에 다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한 후에 보청기 처방이 이루어져야 한다. 보청기 선택은 단순히 청력 손실의 정도만을 보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지 요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바른 청력검사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다. 청력검사를 위해서는 최소 주위의 환경소음을 20~30데시벨 이하로 차단시킬 수 있는 청력검사용 부스 외에 검사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청각사가 필요하다.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 어음명료도검사, 쾌적 및 불쾌역치검사 등 체계적인 검사가 가능한 전문 인력 및 장비가 구비되어야 한다.


실제로 청력 검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 없이 '비싼 보청기를 구입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할 경우 자칫 장롱보청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청기는 가격이나 브랜드보다 환자의 귀 모양, 난청 정도, 생활환경 등을 고려한 후 본인의 귀 상태에 맞는 보청기를 착용할 때 최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청기의 잘못된 선택은 오히려 청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단순히 소리가 안 들린다는 이유로 치료나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보청기만 착용한 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 더욱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보청기의 처방에 앞서 중요한 것은 청력장애의 원인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일이다. 정확한 청력검사 및 전문의 진단을 통해 고막이나 중이 내 이소골의 상태, 내이(달팽이관) 및 청신경의 상태 등을 분석함으로써, 안 들리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고막의 천공(구멍)이 있는 만성중이염 환자나 고막은 정상이지만 이소골의 문제로 전음성난청이 있는 환자들은 수술치료로 대부분 청력이 개선될 수 있다.
 
진단부터 사후관리까지 꼼꼼히 따져야

난청의 종류에 따라 보청기 선택과 조절도 달라진다. 이 과정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에 의해 매우 전문적으로 이루어진다. 일측성 난청인지 양측성 난청인지, 양측성인 경우 대칭성인지 비대칭성인지, 소아인지 성인인지 등에 따라 보청기를 조절해주어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또 양쪽 귀에 모두 청력 손실이 있다면 보청기를 양쪽에 끼었을 때 주변이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이해능력이 증가하며 더욱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간혹 보청기를 착용하자마자 잘 들릴 거라고 기대하는 경우가 있다. 실망스럽게도 귀가 정상일 때처럼 잘 들릴 수는 없다.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는 보청기를 본인의 귀에 맞게, 생활환경에 맞게 조절하고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청기를 처음 착용했을 때의 답답함이나 보청기를 통해서 들리는 새로운 소리에 뇌가 적응하는 시간은 보통 4~8주를 기본으로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이후에는 보청기 착용이 매우 편해진다. 

보청기의 성공적인 적응여부는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의 협조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나이 든 분들은 주변에 격려와 칭찬이 보청기 착용성공에 중요한 관건이 될 때가 많다. "아니, 보청기를 꼈는데도 잘 못 들어요?"라는 식의 반응을 자제하고, 가족과 친구들의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청기는 전문의 진단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 시력이 변하듯 청력도 변하기 때문에 구입 후 각자 청력상태에 맞춰 정기적으로 주파수를 맞춰주어야만 최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청기 착용 후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할 경우 보청기 착용에 실패할 확률이 크다. 보청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착용하고 있는 귀의 난청이 더 심해진 것은 아닌지에 대한 꾸준한 관리가 요구된다.
 
보청기 적응을 도와주는 10단계 생활요령
 
   1단계 : 처음에는 집에서만 착용한다.
 2단계 : 보청기를 착용할 때 무리하게 장시간 착용하는 것을 피한다.
 3단계 : 단어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정상 청력인 사람도 모든 단어를 알아듣진 못한다.
 4단계 : 배경 소음에 너무 위축되지 않는다.
 5단계 : 듣는 것만으로 소리가 나는 곳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한다.
 6단계 : 큰 소리에 대한 적응은 천천히 증가시킨다.
 7단계 : 서로 다른 음성을 구별하려는 연습을 한다.
 8단계 : 음성 테이프를 틀어놓고 소리 듣기 연습을 해본다.
 9단계 :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처음에는 한 사람과 시작해서 점차 숫자를 늘려간다.
 10단계 : 대화하는 환경을 처음에는 편안한 장소에서 점차 다양한 환경으로 넓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