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5%, -9.43%, -5.04%, 1.58%, -0.52%, -21.11%. 에프앤가이드가 조사한 5월11일 현재 KB금융 우리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 주요 은행주들의 연초 이후 주가상승률이다.
하나금융지주만 1.58%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을 뿐 모든 은행주들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많은 증시전문가들이 은행주에 주목할 만한 시기라고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을 무색케 한 것이다.
그러나 은행주의 급락이라는 비관적인 평가보다 저평가란 긍정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편이 옳다는 게 많은 금융 담당 증권애널리스트들의 견해다. 종목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은행주의 반등 여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연이은 악재로 발목 잡힌 은행주
올 상반기 은행주의 가격 하락이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은행과 관련한 악재들이 연이어 터졌다. 대표적인 것이 중소형 건설사들의 부도사태다.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문제는 배드뱅크 설립에 대한 논의로 확대됐다.
이어 저축은행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졌다. 경영 악화로 일부 저축은행들이 문을 닫자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는 은행주 투자에 대한 불안심리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심사마저 지연되면서 은행권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은행주의 상승은 올 1분기를 지나 5월 초까지 발목이 잡혔고, 은행주 중 단 한 종목도 연초 이후 5월11일까지 코스피지수 상승률(4.66%)을 넘어서지 못했다.
◆IFRS 도입과 견조한 실적으로 반등 모색
그렇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은행들은 올 1분기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올리며 주가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은행들의 실적 상승은 새로운 국제회계 표준인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도입하면서 충당금 적립이 줄어 순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높은 실적을 낸 곳은 신한지주로 1분기 당기순이익 924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지만, 신한카드와 신한생명의 순이익이 11.5%와 11.4% 늘면서 그룹 순이익이 증가한 것. KB금융은 757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각각 5407억원과 5134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1분기 당기순이익 3895억원을 기록했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은행의 1분기 실적이 대체로 나쁘지 않았고 순이자마진도 견조하게 나오고 있다"며 "매출 성장세도 연간 목표치를 대부분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물론 은행주 성장의 큰 그림은 하반기 이후 민영화의 향방과 이에 따른 은행권 경쟁 구도 재편 등을 지켜본 후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단기적으로 본다면 신한지주, 하나금융, KB금융 등을 유망하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고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PF 부실이 은행주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한 대책이 마련되고 있으므로 시장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본다"며 "은행들의 실적도 좋게 나오고 있는 만큼 주가 반등 여력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IFRS도입으로 수혜를 누린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인수 이슈가 있는 하나금융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BS지주-대구, 지방은행의 반격
증권업계는 BS금융지주와 대구은행, 두 지방 금융기관의 주가 상승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부산 및 경남지역에 영업기반을 둔 BS금융지주는 지역 내에서 시장지배력을 점차 키워가고 있으며 신용위험에 대한 가격 책정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진석 연구원은 "2분기에는 BC카드 매각익이 184억원 반영될 예정이어서 양호한 실적 추이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지방은행은 업계 구도재편 여부에 관계없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사실이 장점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대구은행 역시 실적 개선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주가상승 여력이 높게 평가 받고 있다. 또 부동산PF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점과 지주사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점 등도 대구은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이다. 5월11일 현재 대구은행의 연초 대비 주가상승률은 3.01%로, 은행주 중 연초 이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이다.
환율 상승이 주가 반등 걸림돌
각 은행들이 1분기 견조한 실적을 올리면서 주가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환율이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 및 은행의 실적 모멘텀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경우 외국인이 은행주 매도세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금과 원유 등 상품 가격의 급락이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반등하고 있다"며 "과거 환율 상승 구간에서는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매물이 나왔었다는 점, 또 현재 외국인의 은행주 편입 비중이 높은 수준임 점 등을 고려하면 수급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설명했했다.
아울러 당분간 은행주에 대해 강한 매수세를 보일만한 투자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환율 상승 흐름이 나타나면 주가 약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약 0.96배로 가격 메리트가 크다고 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