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입고, 쓰고, 먹는 모든 것에 가격이 정해져 있다. 정해진 가격은 비교분석의 기준으로 쓰이고, 이러한 기준에 의해 물건의 가치도 정해지게 된다. 가치는 다시 우리의 소비의사결정에 절대적 기준이 되고, 같은 비용으로 좀 더 효율적인 소비를 하도록 이끌어 준다.
그렇지만 정말 모든 것에 가격을 매길 수 있을까? 생명에도 가격을 매길 수 있을까? 인간의 생명에 가격을 매긴다면 당신은 얼마로 책정할 것인가? <모든 것의 가격>에 그 답이 있다. 저자 에두아르도 포터는 이 책을 통해 생명뿐만 아니라 문화, 신앙, 공짜, 심지어는 미래의 가격까지 제시해 준다.
저자는 단순히 가격만을 제시하지 않았다. 우리가 지불하는 가격의 이면에 숨어 있는 지배력을 밝히고, 실제로 우리의 생활뿐 아니라 문화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하고 있다.
가격은 실제로 우리 생활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석유 가격의 변화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변화에 대해 살펴보자. 미국에서는 값싼 석유 덕에 이동비용이 줄어들어 생활 범위가 넓어졌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직장이나 학교, 쇼핑센터로부터 멀어지더라도 점점 더 큰 집을 찾게 됐다. 최근 10년 동안, 미국인들의 통근 거리는 15km에서 24km로 멀어졌다. 주택의 크기도 넓어졌다.
반면, 유럽은 도심 집중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유가 인상 때문이다. 유럽인들은 미국인보다 두배 내지 세배나 더 비싸게 석유를 구입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이 독일 함부르크와 거의 비슷한 인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평방킬로미터당 거주자의 수가 977명이나 적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가격을 다룰 때에는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 가격에 손을 잘못 댔다가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왕 윌리엄 3세는 1696년, 집에 달린 창문의 개수를 근거로 세를 매기는 창문세를 도입했다. 이 과세 제도는 매우 측정이 간단했으며, 공정성도 보장이 됐다. 부자들은 더 큰집에 살 것이고 그에 따라 창문도 많을 테니,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했다. 하지만 백성들의 반응은 달랐다. 당시 생활이 어려운 백성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창문을 막았다. 창문세는 백성들에게서 빛을 빼앗아 버렸다.
이렇듯 가격은 뜻하지 않는 사회의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가격은 유익한 동시에 매우 위험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가격의 지배력과 위험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좀 더 타당한 가격을 바라 볼 수 있는 새로운 렌즈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