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실대는 물살을 가르고, 그린 위에서 멋진 샷을 날리며 늘씬한 말과 자연을 즐기는 삶. 부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요트·골프·승마 등 이른바 귀족 스포츠가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 스포츠로 반가운 변신을하고 있다.
웹 디자이너 양필선(35)씨는 고급 스포츠인 요트와 골프에 푹 빠져 있다.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처럼 부자들만 즐기는 사치스러운 스포츠로 여겨왔던 요트 이용료가 생각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골프 역시 과거 부킹 자체가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간대에 따라 할인된 그린피로 라운딩이 가능해졌다. 승마도 더 이상 귀족 스포츠가 아니다. 최근 들어 저가 승마장이 늘어나고, 승마가 아이들 정서교육 효과가 높다고 알려지면 가족 단위 방문이 증가하는 추세다.
◆1만5000원으로 크루즈 요트 즐겨
잘만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요트를 즐길 기회가 열려 있다. 최근 한강에 개장한 '서울 마리나'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요트를 탈 수 있는 요트 나루다.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도 한강공원에 위치해 지역 위치상 요트를 경험하기 어려운 서울 시민에게도 새로운 레포츠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선실이 없는 1~3인용 딩기요트의 경우 1인당 1시간에 단돈 4000원으로 국내 최저 수준이다. 선실이 있는 6인용 크루즈 요트도 1시간에 1만5000원(1인 가격)으로 국내 요트장 평균요금의 50~60% 수준이다.
양씨는 "요트에 몸을 싣고 물살을 가로지르면 그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순간에 날아간다"며 "여자친구도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다며 좋아했다"고 말했다.
서울마리나 측은 딩기요트를 스스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교육을 받을 것을 권한다. 딩기요트 교육 역시 저렴한 가격에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 마리나에서는 본인 보험료 1만원만 부담하면 무료로 딩기요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국토해양부, 경기도, 화성시가 교육비 전액을 부담하는 프로그램으로 인터넷(www.ggsg.or.kr)으로 선착순 예약을 받고 있다.
◆ 경기권 골프장 최고 50% 저렴하게 라운딩
최근 주머니가 얇은 30~40대 헝그리 골퍼들 사이에 소리 소문 없이 유명해진 사이트가 있다. 골프장 온라인 예약 사이트인 17번홀(www.17thhole.co.kr)이다. 경기광역권 중심으로 골프장의 4인 그린피를 25~50% 할인된 금액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이 사이트는 주로 예약률이 낮은 오전 이른 시간대나 회원들의 임박 취소로 갑자기 비게 되는 시간을 고객들에게 연결시켜준다. 골프장과 낮은 가격을 원하는 골퍼들에게 모두 이득이 되는 셈. 고객은 사이트에 접속해 라운딩 희망 지역을 선택하고 본인이 지불하고 싶은 그린피를 제시하면 실시간으로 예약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조건이 맞지 않아 예약이 안 되면 조건을 변경해 몇 번이고 예약을 시도할 수 있다.
온라인 골프동호회 운영자인 조기천(35) 씨는 "혹시나 하고 포천지역에 1인당 그린피로 8만9000원을 적었는데 예약이 성사됐다"며 "회원가입도 무료고, 싸게 라운딩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조씨는 "예약 방식 자체도 재미있어 동호회 회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최근 골프장들도 소셜커머스를 활용하거나 평일 시간대별 할인가 이벤트를 적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골퍼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골프장들은 소셜커머스업체를 통해 그린피 할인권을 판매하여 재고로 버려지는 물량을 팔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저가 승마장 보급으로 승마 대중화 성큼
지난해 한 고위 공직자 내정자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요트와 승마를 즐겼다는 사실이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주었던 일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마사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저가 승마장을 보급하기 위한 노력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점차 친숙하게 다가서고 있다.
대전복용승마장, 경북운주산승마장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승마장은 18만~22만원 정도면 10회 이용권을 구입할 수 있다. 서울 뚝섬에 있는 서울시 승마협회 승마훈련원의 경우 레슨비를 포함해서 1회 7만원 내외이다. 장비 역시 대부분 승마장에서 무료로 대여해준다.
김수민(44) 씨 가족은 작년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꼭 승마장을 찾는 승마광이 됐다. 김씨는 "승마는 외국에서나 즐기는 스포츠인 줄 알았다"며 "1회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가족 할인 혜택을 주는 승마장도 많아 가족들 건강도 챙기고 함께 시간 보내기에는 정말 좋다"고 흡족해 했다.
좀 더 저렴하게 승마를 즐기고 싶다면 마사회에서 진행하는 '전국민 말타기 운동'에 응모해 보는 것도 좋다. 마사회가 강습비의 70%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으로 한해 2회에 걸쳐 진행된다. 고객이 강습비 9만원을 부담하면 10회에 걸쳐 승마를 배울 수 있다. 1회에 1만원도 안 하는 셈이다. 상반기는 높은 경쟁률로 이미 접수가 완료됐으며, 하반기에는 8~9월에 접수를 받는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말 산업 포털사이트 호스피아(www.horsepia.com)에 가입한 후 희망하는 강습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