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2000년대 들어서 급등하면서 이에 편승하지 못한 사람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매우 커졌고 사회적인 큰 갈등 요소가 되었다. 역시 투자는 부동산이 최고라는 믿음이 많이 퍼지게 되어서 요즘 같은 조정 기간에 아파트를 사야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한편 시장에서 거래가 줄어들고 조정이 길어지니까 부동산 시장이 상승하는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는 주장도 점점 힘을 얻어간다.
미래에 어떤 쪽의 주관적 견해와 주장이 맞을지에 관계없이, 최소한 지난 과거 데이터만큼은 객관적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때에 아파트 가격의 상승이 어떠한 수준인지를 살펴보겠다. 1980년 말 상태 그대로 지금까지 현존하는 아파트 중에서 총 단지 규모가 약 500세대 이상이고 구평형 30평대인 아파트를 서울의 11개 구에서 무작위로 하나씩 선택하였다(아파트 시세는 부동산뱅크 과거 시세 데이터의 매매가 중 상한가를 사용하였다).
표에 수록한 아파트는 1988년 10월 대비 2011년 5월 매매가의 상승률이 6.8~12.2%로서, 같은 기간 동안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인 4.4%보다 높았다. 여기에서는 서울의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서울보다 장기 상승률이 낮은 지방의 아파트라면 결과는 다를 것이다.
상승률 산출하는 기준 시점을 1991년 4월로 바꾸면 2011년 5월까지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2.8~7.8%로 크게 줄어든다. 서울이라 할지라도 비강남권에서는 아파트의 매매가가 같은 기간 동안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인 3.9%보다 낮은 상승률을 나타내는 곳이 많다. 아파트 구입시점에 따라서는 장기상승률이 소비자 물가지수의 상승률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가가 오르면 아파트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시기에 따라서 맞을 때도 있고 안 맞을 때도 있는 것이다.
근로자 월평균 가계수지는 1988년 10월 대비 2011년 5월에 5.98배로 늘어나서 연평균 8.2% 증가율을 나타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서 일반 물가가 상승한 것에 비하여 국민들의 물질적인 생활수준은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과거에 비하여 국민들 평균적인 삶의 질은 더 높아졌다. 평균은 그렇지만, 소득이 많은 계층과 적은 계층의 격차가 벌어짐에 따라 상대적인 빈곤감을 느끼는 계층이 늘어난 것이다.
한편 근로자 월평균 가계수지 증가율은 서울의 평균적인 아파트 상승률에 근접함으로서, 아파트 가격이 가계수지가 좋아지는 것에 연동하여 올라갔다고 해석된다. 더욱이 1991년 4월 대비해서는 근로자 월평균 가계수지가 3.89배 늘어나서 연평균 7.0%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의 상승률에 버금간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가도 구매할 능력이 되는 가정 또한 많기 때문에 올라갔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경제력이 부족하면서도 투자효과를 겨냥하려고 많은 대출 받아 비싼 아파트를 무리하여 구입한 가정에서는 금리 상승기나 아파트 시세 조정기에 견디기 힘들어 하는 것이다.
매달 통계청에 기록되는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로 수익이 매월 복리로 누적된다고 가정하였을 때의 결과도 표에 나타내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잘 오르는 아파트를 유리한 구입시점에 구입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채권 수익률 쪽에서 계산된 결과가 더 좋다(물론 이는 일반인이 보편적으로 채권에서 실제로 얻는 실수익률과는 다르다). 투자 기간에 따라서는 채권의 수익률이 부동산의 수익률을 능가하는 구간이 존재한다는 보고가 여러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나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다.
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는 1988년 10월부터 2011년 5월까지 23년간 3.24배 상승하여서 연평균 5.3%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1991년 4월부터 2011년 5월까지는 연평균 6.2%로 좀 더 높다. 세월이 흐르면서 몇차례의 폭등기와 대폭락기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물가지수의 상승률을 초과하는 속도로 상승하였다.
주식투자에서는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크게 작용하여 화려하게 보이는 고점에서 사고 저점에서는 공포 심리로 파는 것을 반복하여 장기적인 수익률을 얻어내는데 상당수의 일반투자자들이 실패하는 것뿐이다. 부동산은 사고파는 데 따르는 세금과 복비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양도소득세 문제도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장기투자로 가는 경우가 많으며, 반면에 주식은 부대비용이 적게 드는 이점이 오히려 잦은 매매로 성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아파트 매매가를 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와 비교한다면, 기간에 따라서 편차가 크게 나타나지만, 전체적인 시각에서는 장기적인 상승률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강남권 아파트는 상승률이 주식시장보다 훨씬 더 높게 나타났지만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 중에서 강남권의 대단지 블루칩 아파트는 일부만 차지한다. 주식시장에서도 지수보다 더 잘 오르는 우량 블루칩이 존재하며, 이들 종목은 여기 표에 나타낸 코스피지수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었다.
경기가 좋을 때에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둘 다 오를 수 있는 여건이 되며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의 오르는 폭이 어떤 쪽이 더 큰지가 시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경기가 침체일 때에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모두 조정받기 마련이다. 경기 회복기에는 시중의 여유자금이나 투자 대기성 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먼저 흘러들어가면서 주식시장이 먼저 오르는 경향이 있고 부동산 시장은 우발적으로 움직이면서 키 높이를 맞추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에 따라 전국의 아파트 중에서 가장 가격이 잘 올라갔던 서울의 아파트도 장기적인 상승률은 주식시장과 엇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서울의 대단지 아파트 가격, 소비자 물가지수, 근로자가구 연평균 가계수지, 국채수익률로 누적한 수익, 주식시장의 종합지수 등을 동시에 비교한다면, 실물 경제세계에서는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가격이나 수익률이 변해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파트만 유독 대단하게 저 혼자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은 움직이는 속도가 주식시장보다 훨씬 느리고, 일단 어느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상당히 오랜 동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곤 한다.
주식시장은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고, 어느 쪽으로 움직이더라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짧게 바라보면 오르는 것인지 내리는 것인지 헷갈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실물은 장기적으로 소득의 변화 및 경기의 큰 흐름을 따라 움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오를 때 거품단계까지 올랐다면 그 다음 도래하는 조정 기간이 길어지거나 조정 폭이 커지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