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인생의 멋과 여유를 즐기는 운동이라면 골프투어는 흥미와 재미와 관심으로 흥행을 노리는 곳이다. 그중에 가장 큰 판이 PGA 투어다. 그러다 보니 PGA 투어는 팬들에게 다양한 재미의 요소들을 찾아서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그동안 없었던 독특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매주 두명의 선수를 뽑아서 ‘이번 주에는 과연 누가 이길까’라는 주제로 기사를 쓰고 팬들의 투표를 받는다. 돈을 걸지는 않기 때문에 도박은 아니다. 하지만 내기를 거는 심정으로 이것저것 살펴보기 시작한다. 당연히 골프통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지난 주 AT&T대회를 앞두고 PGA 투어는 금주의 대결로 최경주 선수와 아담 스콧 선수를 꼽았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두 사람을 선정한 이유가 재미있다. 두 선수 모두 퍼팅을 못한다는 이유였다. 정확하게는 두 선수 모두 퍼팅의 개선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실제로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으니, 누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이번 주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가 선정의 이유였다. 즉 '퍼팅개선을 위한 노력상을 누구에게 줄까'라고 물어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PGA 투어는 무엇을 보고 두 사람의 퍼팅실력에 문제가 있고, 개선이 있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솔직히 골프의 여러 가지 능력 중 퍼팅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드라이버는 거리와 정확도를 측정해보면 된다. 두개를 적절한 가중치를 두고 순서를 매길 수도 있다. GIR이나 스크램블링 등의 숫자를 통해서 아이언이나 숏게임의 능력도 쉽게 측정이 가능하고 순위를 매기기가 쉽다. 그런데 퍼팅능력은? 골프통계가 가장 발달한 PGA 투어에서도 선수들의 퍼팅능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 3번이나 기준 측정지표를 바꿨다.
 
가장 먼저 사용했던 지표는 라운드당 퍼팅수다. 그런데 이 숫자는 순수한 퍼팅능력을 나타낸다 할 수 없다. 한 선수는 파4에서 두번의 샷으로 그린으로 올라와서 2번의 퍼팅을 했고, 다른 선수는 그린 근처에서 3번째 샷으로 홀 에 가깝게 붙인 다음 1번의 퍼팅으로 마무리했다고 가정해 보자. 한번의 퍼팅으로 마친 선수가 반드시 퍼팅을 잘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평균퍼팅이라는 개념이다. GIR을 성공시킨 경우에 즉 파3에서 1번에, 파4에서는 2번에, 파5에서는 3번안에 올라온 경우에만 평균 몇번을 퍼팅 하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라운드당 퍼팅수보다는 진일보한 개념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한계가 있다. 한 선수가 다른 선수보다 아이언을 잘 쳐서 훨씬 더 가까이 붙인다면? 한 선수가 다른 선수보다 항상 드라이버를 멀리치기 때문에 아이언을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칠 수 있고 좀 더 정확하게 칠 수 있다면? 결국 평균퍼팅수도 순수한 퍼팅능력의 지표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스트록스 게인드(strokes gained)라는 지표다. 아직 우리말로 정확한 번역은 없다. 아마 ‘(라운드당)퍼팅절감지수’ 정도라고 할까. 프로들이 2m거리에서 평균 1.5개의 퍼팅으로 마무리 한다고 가정하자. 그 때 한번의 퍼팅으로 마무리하면 0.5개를 절감한 것이고, 2번의 퍼팅을 했다면 -0.5개 손해를 본 것이다. 3m에서는 평균 1.7개의 퍼팅을 하는데 1번으로 마무리하면 0.7개를 절감한 것이고, 2번의 퍼팅을 했다면 -0.3만큼 손해를 본 것이다. 그렇게 18홀을 다 더하면 나의 지수가 나온다. 그래서 가장 절감을 많이 하는 선수가 퍼팅을 잘하는 것이다.
 
이 분야 1등은 그렉 샤머스다. 0.92개. 같은 거리에서 퍼티 한다면 남들보다 평균 0.9타 적게 퍼팅한다는 뜻이다. 이 분야 꼴찌는 어니 엘스다. -1.09. 어니 엘스의 이름이 잘 안 보이는 이유다. 두 사람의 차이는 2.01. 한라운드당 2타의 차이가 나는 것이고, 4라운드 대회에서는 8타가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정말 큰 숫자다. 역시 퍼팅은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