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을 하는 것보다 1등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기업경영에서 자주 등장하는 화두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들도 지금 이 명제에 부딪혀 고민하고, 좌절하고, 극복하는 학습의 과정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가 한 분야에서 특히 경쟁이 심한 한 분야에서 꾸준히 1등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1등 문화를 연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그 문화를 그대로 우리 조직의 문화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소한 CEO가 고민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월10일(현지시간) 끝난 존디어클래식에서 투어 22년차인 스티브 스트리커(Steve Stricker, 미국)가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2010년에 이어 3년 연속 우승이다. 매주 우승자가 바뀌는 PGA 투어에서, 한번의 우승도 어렵다는 PGA 투어에서, 하나의 대회를 3년 연속 우승한다는 것의 의미일까? 몇년의 시간 동안 항상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나의 코스에 완벽하게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3연승의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오랜 연륜과 최고의 경기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것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PGA 투어에서 3연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단 18명밖에 없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스티브 스트리커의 3연승 비결은 무엇일까? 통계를 살펴보았다. 먼저 상금랭킹. 1990년 프로로 전향한 뒤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상금랭킹 바닥을 헤매다가 2007년부터 다시 회복하기 시작해서 2009년 2위, 2010년 5위, 2011년 현재 4위를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승 후보자를 이야기할 때 항상 등장하는 인물인 셈이다.
 


현재의 기록들은 어떨까? 드라이버 평균거리 287야드 110등. 투어평균보다 1야드 정도 짧다. 드라이버 정확성 65% 38등. 평균적인 거리에 평균 이상의 정확성. 드라이버의 이런 특징은 아이언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GIR, 그린 적중률 68% 29등. 드라이버의 정확성을 바탕으로 그린공략을 이끌어 가는 유형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 스티브 스트리커를 확연히 차별화시키는 것은 퍼팅이었다. 경기당 퍼팅득실 0.923 지난주를 기점으로 1위로 올라섰다. 이러한 퍼팅실력을 바탕으로 파세이브 능력에서도 66.3%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평균 이상의 스윙능력과 탁월한 퍼터 및 웨지. PGA 투어의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너무 뻔 한 이야기라 조금은 지겹다. 그리고 평소 스티브 스트리커를 좋아하는 어느 한국인 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가족의 힘이죠.” 스티브 스트리커의 캐디는 그의 부인이다. PGA 투어에 들어 온 1990년부터 항상 그랬다. 1998년 출산을 위해서 한해 다른 캐디가 있었지만 1999년부터 다시 그의 부인이 캐디백을 메고 있다. 그리고 그의 장인어른은 스티브 스트리커에게 골프를 가르친 골프선생님이다. 지금도 그의 플레잉 코치를 맡고 있다. 20년이 넘는 투어경력에서 겪은 모든 희로애락을 가족과 함께 한 것이다.
 
가족의 힘과 위대한 성과. 이것 역시나 평범한 이야기이고, 쉽지 않은 이야기다. 특히나 조직을 위해서 모든 희생과 경쟁을 강요하는 한국적인 기업문화에서는….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위대함과 평범함을 실천하는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