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유혹…치명적 진실은 '9할의 사기'
금융사기 주의보/ 유사수신 함정 피하기
김성욱 기자
2,433
공유하기
#. 자산가 이모씨는 생활정보지에서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한 투자설명회에 참석하게 됐다. 모 산업개발에서 주최한 이 투자설명회에서 이 회사 관계자는 “법원에서 관리하는 특수경매 물건에 투자하면 70일 만에 20% 이익금을 준다”고 말했다. 이씨는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을 준다는 말이 쉽게 믿어지지 않았지만, “유명대학 법학과 출신으로 판사를 많이 알고 있어 손쉽게 특수경매 물건을 인수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회사 관계자들의 말을 믿고 투자를 결심했다.
실제로 70여일이 지나서 이씨는 이익금을 받았다. 그래서 투자이익금을 다시 재투자했고, 주변의 지인에게도 이 회사를 추천했다. 그러나 지인 투자금의 10%를 추가로 이씨에게 배당해줬다. 그러나 초기에 잘 들어오던 이익금 입금이 늦어지기 시작했다. 하루이틀 늦어지더라도 그동안 잘 들어왔기 때문에 좀 기다려봤지만, 열흘 이상 깜깜무소식이어서 업체를 찾아갔더니 이미 사라진 후였다.
‘한몫’ 잡으려는 사람을 노리는 유사수신 행위가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은행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유사수신 행위에 빠져들면 패가망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유사수신업체에 속아 자실을 시도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 류승희 기자 *사진은 특정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유사수신 행태도 다양
유사수신 행위는 은행법, 저축은행법 등에 따라 인가나 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인에게서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유사수신행위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은 자금모집, 수익배분 방법, 원금보장여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 관계 등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 확정되기 때문에 미리 단정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장래에 원금은 물론 확정 수익률을 지급할 것을 약정한다면 이는 유사수신 행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사수신 행위는 1년에 수백건이 적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금융사기의 전형적인 형태다. 특히 유사수신은 당시의 사회상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어 적발이 쉽지도 않다.
가장 고전적인 유사수신 행위는 농·수·축산업, 건강보조식품 관련 사업을 가장한 불법 자금모집 행위다. 신기술 재배법을 이용한 농산물 재배농장을 신축하는데 투자하거나, 이를 통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투자하면 수익을 나눠주겠다는 방법이다.
다단계를 이용한 유사수신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금융사기 중 하나다. 고가의 기기를 구입해 위탁임대하면 일정 기간 후 원금과 수익금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채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주로 의료보조기구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때 모텔 등에 설치하는 성 보조기구, 이른바 ‘러브체어’를 대상으로 한 유사수신 행위도 있었다.
러브체어를 한대당 제품구입비 등 330만원씩을 투자한 다음 이를 러브호텔에 임대해 회사와 투자자가 똑같이 수익을 나눠가지자고 투자자를 유혹한 것. 황당한 제안 같지만 지난 2005년 이 수법에 속은 사람만 5만여명이었고 피해금액은 3000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3월에는 의료기기를 구입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투자자 수만명을 속여 각각 6000억원에서 1조5000원까지, 총 피해금액만 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다단계 유사수신 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최근 부실채권·창업 관련 유사수신 급증
최근 유행(?)하는 유사수신 행위는 부실채권이나 경매물건 투자나 창업컨설팅을 가장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 금융감독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감원 서민금융지원실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유사수신 행위 적발 건수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불법이 성행하고 있다”며 “특히 요즘에는 채권추심사업에 투자하라고 유혹하는 사례를 조심해야 한다. 상반기에 이러한 유형의 유사수신 행위가 많았다”고 말했다.
자산관리공사 또는 금융기관에서 부실채권을 싸게 매입해서 채권추심을 통해 회수하면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고 투자자를 유혹한다는 것. 이들 불법업체들은 투자자들이 의심을 하면 허위 공증서를 내보이면서 안심하도록 했다.
지난 7월에는 대전 둔산경찰서는 특수경매물건에 투자하면 이익금을 준다고 투자자를 유혹해 370여명으로부터 470억원 규모의 유사수신 행위를 한 사례를 적발하기도 했다.
창업컨설팅을 가장하는 행위도 상반기에 많았던 유사수신 행위 중 하나다. 직장에 다니면서 부업을 돈을 모을 수 있다고 창업 상담과, 투자처를 알선해 주거나,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아이돌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사업이, 금사업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혹해서 사라지는 경우다.
또한 금융위원회 인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허가받은 자산운용사처럼 상품을 개발해 운용 판매하는 회사에 투자하라고 유혹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외에도 명품 수입판매사업을 가장해 판매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며 속인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과거 대표적인 유사수신 행위 중 하나였던 기획부동산은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기획부동산은 거의 없다”며 “저금리 시대가 되면서 최근의 경제상황에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금융사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수익 확정금리 내세우면 일단 의심부터
그렇다면 유사수신으로 내돈을 보호받는 방법은 없을까.
일단 생활정보지 등에 새로운 고수익이 발생하는 사업아이템을 내세워 투자원금을 보장하면서 고수익을 제시하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신분이나 회사명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이런 식의 광고를 하거나 사무실이나 상호를 빈번하게 변경할 때도 유사수신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제도권 금융기관의 지급보증을 약속하거나, 정부 등록법인을 강조하는 경우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형적인 속임수 중 하나다. 이와 함께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한 해외 정부로부터 독점권리 취득 등을 제시하는 것도 매한가지다.
취업난 시대를 악용하는 행위도 조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다단계 유사수신 행태로, 정상적인 일 대신, 수습기간이라며 물건을 판매시키고 사람을 끌어오라고 하면서 물건을 떠 넘기는 사례도 적지 않게 적발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수신 행위는 경제사정에 맞춰 호황사업에 편승해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유사수신 행위를 근절시킬 수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사수신이 의심되는 업체로부터 투자를 권유받거나 피해를 입은 경우 금감원에 상담 또는 제보(전화 국번없이 1332, 02-3145-8157~8 팩스 02-3145-8534 인터넷포털 서민금융119 홈페이지)하거나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면 된다. 금감원은 유사수신업체 제보자에게 매분기별로 심사를 통해 30만~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