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리딩뱅크…아직 배고프다
국내 1위 도약, 우리금융지주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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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3일 서울시 중구 회현동에 있는 우리금융지주 본점에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다. 우리금융지주가 영국의 유력 금융지 <더 뱅커>(The Banker)에서 선정한 세계1000대 은행 중 국내 1위, 세계 72위에 올랐다는 내용이다. 이는 은행, 증권사를 비롯한 우리금융지주의 각 계열사에 빠짐없이 걸려 있다.
만년 2위였던 우리금융으로서는 KB금융지주를 누르고 1위로 역전시킨 것이 못내 자랑스러운 눈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선정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지주의 기본자본은 2009년 말 142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말 156억70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기본자본이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의 분자인 자기자본의 핵심이 되는 자본으로 납입자본금, 이익잉여금, 자본잉여금 등을 포함한다.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하다. 총자산 역시 2009년 말 2197억달러에서 지난해 2568억1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우리금융 사내 분위기는 축제를 방불케 했다. 사내게시판에 이 소식을 올렸는데 조회 수는 무려 1만클릭이나 됐다. 한 관계자는 "이렇게 높은 조회 수는 처음"이라며 "직원들의 사기가 한껏 독려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고한 1위를 위해서는 우리금융이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10년째 묶여있는 민영화와 불확실한 정황으로 좀체 오르지 않는 주가가 그것이다.
◆우리금융 1위 약진 비밀은
우리금융 측은 지난 2008년부터 계속해 온 내부 혁신이 실효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우리금융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위기 이후 국내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와 함께 위기에 직면했다. 2008년 4분기에 적자를 내는 등 1997년 IMF 때와 맞먹는 위기감이 시장에 감돌았다. 이듬해인 2009년, 우리금융은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살아남기 위한 조처였다. 임원들은 급여의 20%를, 일반 임직원은 10%를 자진 삭감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도 동반했다.
이와 함께 대대적인 혁신활동을 벌였다. 이른바 '원두'(OneDo) 혁신 프로그램이다. 이는 기업에 만연한 관치주의 풍토를 개선하고 저비용 고효율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것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지시하에 2009년 5월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 원두혁신활동을 시작했고 조금씩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수익증대, 비용절감, 기회비용 측면에서 약 2000억원 이상의 재무성과를 창출했다.
각 사별로 복잡한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줄여 시간과 비용을 절감한 결과였다.
원두혁신 중 하나인 '와이디어'(WhyDea)로 직원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이밖에 우리은행 외에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도 한몫했다. 상장사인 우리투자증권은 7월28일 종가 기준 1만9300원으로 동기 지주사(1만4150원)보다 높다.
◆이팔성 회장 "우리가 갈 길은 아직 멀다"
우리금융은 국내 1위 등극에 마냥 기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72위는 아직은 만족할 만한 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국내 1위로 올라서긴 했지만 세계 순위에서는 지난해 7위보다 한단계 떨어졌다. 우리금융은 확고한 국내 1위, 세계 50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팔성 회장 역시 국내 1위 선정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1위 선정이 보도된 직후인 7월15일 오전, 2만6000여명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냈다. 자축의 의미와 함께 다시 정진하자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의 메시지였다.
이 회장은 "글로벌 순위로는 기본자본 기준 72위, 총자산 기준 79위에 머물고 있다"며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내실 성장의 발목을 잡아온 자산건전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초우량 금융그룹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향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민영화만 됐더라도…고개드는 아쉬움
우리금융 측은 민영화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우리금융의 숙원인 민영화만 됐더라도 보다 확고한 국내 1위와 세계 50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다.
우리금융은 최대주주가 정부이기 때문에 판매·관리비 집행이나 증자를 마음껏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LG카드, 대한생명, 대우증권 등 탐나는 M&A기회도 놓쳐왔다. 그동안 도약을 위한 제약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주도로 지난 해 10월부터 급물살을 타는 듯 싶었던 우리금융 매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사모펀드 3곳만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오는 8월17일 예비심사를 앞두고 있지만 분위기는 긍정적이지 못하다.
한편 민영화 문제로 인한 불확실성은 우리금융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승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사 주가할인의 주요인은 민영화관련 불확실성과 더딘 자산건전성 개선이었다"이었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금융은 자산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PF 부실채권(NPL)을 처리해 자산건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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