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분야에서의 코리안 파워가 커지고 있는 만큼 세계경제에서 ‘한국기업의 힘’ 또한 예전에 비해 부쩍 세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과 현대차, LG의 위상을 봐도 그렇다.  

삼성전자를 의식한 애플의 특허소송이 한창이고, 평판TV 강자였던 소니는 LG전자에 덜미를 잡혔다. 한 때 미국시장을 호령하던 도요타자동차도 이제 더 이상 현대자동차 앞에서는 강자가 아니다.  세계 1위를 향한 한국기업의 도전이 서서히 안착화 단계에 다다르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의 파워로 보는 ‘한국의 힘’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애플 “삼성전자가 이렇게 클 줄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공방이 날로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 내면에 애플의 ‘긴장감’이 엿보인다.   

현재 애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아이폰’의 디자인과 특허를 침해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고속패킷전송방식(HSPA),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 등을 애플이 침해했다는 입장.  

언핏 보면 양사가 정당한 절차를 통해 특허공방을 벌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애플이 한국의 삼성전자를 크게 의식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오죽했으면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에 대해 ‘모방꾼(copycat)’이라는 독설을 퍼붓기까지 했을까.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양강구도를 굳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애플을 추월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800만~2100만대다. 이는 같은 기간 애플 2030만대, 노키아 1670만대로 삼성전자의 세계 1위 가능성을 충분히 점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한 발 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구글 안드로이드 OS의 빠른 확장세에 힘입어 매섭게 성장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현재로선 삼성이 2분기에 특히 갤럭시S2를 내세워 영업이익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며 스마트폰 경쟁에서 (애플을) 앞섰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요타 제친 현대차, 日 언론도 ‘인정!'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1위가(歌)’가 퍼지고 있다면 자동차 업계에선 현대자동차의 개가가 드높다. 특히 미국시장에서의 선전은 경쟁기업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기를 꺾었다. 

올 2분기 미국 고객 ‘브랜드 충성도’ 조사에서 현대자동차는 일본의 혼다와 도요타를 제치고 사상 처음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자동차 정보업체인 켈리블루북이 지난 7월18일 발표한 ‘2011년 2분기 브랜드 충성도 조사’에서 혼다, 도요타, 포드, 스바루 등 경쟁 브랜드를 모두 제치고 완성차 부문 수위에 오른 것이다.

앞서 6월 뉴질랜드에서도 현대차는 월간 기준 사상 첫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6월 한달간 총 609대를 판매해 도요타(574대)와 홀덴자동차(564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 현대차가 월 판매량에서 선두에 오른 것은 지난 1982년 뉴질랜드 진출 이후 30년만에 처음이다.

이밖에 영국에서는 최고 권위의 소비자 단체인 ‘Which?’지가 발표하는 ‘2011 Which? 어워드’에서 현대차가 ‘올해의 자동차 메이커(Best Car Manufacturer)’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의 맹위가 대단했는지 정작 일본 언론조차도 현대차에 대해 놀라움과 경계심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5월 도요타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과 3, 4위를 다툴 것으로 전망했고, 아사히 신문도 최근 “현대차가 지난해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 5위에 오르는 등 일본 업체들이 대지진 여파로 고전하고 있는 동안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현대차 차량의 연비와 성능은 일본 업체 모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혁신적인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지난 2009년 464만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5위권을 노리다 지난해 574만대를 전 세계 시장에 내다팔면서 단숨에 ‘빅5’로 자리매김했다. 1년 사이 판매량을 100만대 이상 끌어올리는 사상 유례 없는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리며 미국 자동차의 한 축인 포드를 따돌렸고, 올해는 일본 업체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빅3’를 노리는 위치까지 올랐다.

◆소니, “LG전자, 신경쓰이네”

삼성전자, 현대차와 함께 일본 소니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시작한 LG전자의 선전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평판TV(LCD, PDP) 시장에서 소니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LCD TV에서 2위, PDP TV에서는 3위를 기록한 결과다. 1위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 점유율 21.4%에서 올 1분기에 0.8% 포인트 높아졌지만, LG전자는 같은 기간 12.7%에서 14.5%로 1.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전 분기 LG전자를 앞서며 2위에 올랐던 소니는 지난 4분기 점유율 14.2%에서 올 1분기에 11.4%로 2.8% 포인트 하락하며 2위 자리를 LG전자에 내주고 말았다.


삼성-애플의 공방처럼 소니도 현재 LG전자와 특허공방을 벌이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4월 먼저 소니를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곧바로 LG전자를 상대로 로스앤젤레스 연방 법원에 소를 제기한 것. 소니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내세운 제품은 LG전자의 32LD350 LCD TV와 E2360V LCD 모니터 등이다.

사실 LG전자와 소니는 최근 몇 년간 TV와 휴대폰 등 주요 IT시장을 걸고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쳐왔다. 특히 TV 시장에서는 지난 2009년 LG전자가 소니를 제치며 2위에 올라선 이후 분기별로 2위 자리바꿈을 할 정도의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더욱이 LG전자는 지난해 소니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일본 TV시장에 재진출하면서 소니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메이드인 코리아’ 세계 1위 품목은 ‘74개’

‘메이드 인 코리아’로 세계 1위에 오른 품목은 얼마나 될까.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수출품목은 총 74개이며, 이는 세계국가 중 13번째로 많은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2008년에 비해 16개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 세계 1위 품목으로는 화학 17개, 철강 16개, 섬유 14개, 비 전자기계 8개 등으로 분포됐다. 

유엔 상품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이 조사에서 2009년 한국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전년 대비 13.9% 감소했다. 그러나 1위 품목의 수출액은 오히려 6.7% 증가한 100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3635억3000만달러)의 27.7%에 해당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9년 사상 처음 세계 수출국 순위 9위에 올라 10위권 진입에 성공했지만, 1위 품목 보유 순위는 전년보다 2단계 상승한 13위로 지속적인 제품경쟁력 강화를 통한 1위 품목 수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무역협회 측 설명이다.

한편 세계 시장점유율 1위 품목 수는 중국이 가장 많은 1239개를 기록했고, 독일 852개, 미국 633개, 이탈리아 268개, 일본 230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