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거리를 가장 싸게 장만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이곳 저곳에서 대폭 할인하는 미끼상품만 골라 사면 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금쪽 같은 시간을 낭비하기 싫기 때문이다.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물건을 사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낭비 자체다.
"물건은 날이 갈수록 많아지는데 사람들의 쇼핑 시간은 고정되어 있으니 판매자들은 점점 더 심란해진다."
<왜 나이키는 운동화에 아이팟을 넣었을까(The 24-Hour Customer)>의 저자는 지금의 시대가 '너무나 적은 시간 동안 너무나 많은 옵션들이 경쟁하는 시대'임을 파악하지 못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즉 기업들은 오늘날 소비자의 최대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시간'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소비자는 시간을 돈이라는 가치로 환산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가장 중시하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금전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시간을 아끼려고 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인터넷을 자기네 쪽으로 변경하면 수십만원의 현금을 주겠다는 강력한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쉽게 인터넷 회사를 바꾸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비록 공돈이 싫지는 않지만 인터넷을 다른 회사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늘날 소비자들은 시간을 가치나 돈으로 환원하는데, 저자는 이를 '시간 가치 환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시간 가치 환원 경향은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과연 시간을 들여 이 일을 할 가치가 있는지' 결정한다. 단지 가격과 모양으로만 구매를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판매자들에게는 불행한 소식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과거의 전통적인 경쟁에 한가지 새로운 경쟁이 추가되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것은 소비자들의 시간과 관심을 빼앗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다. '사람들의 시간과 관심은 이제 얻기 힘든 아주 귀한 것'이 되었기 때문에 '고객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시간 가치 마인드'가 없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 심화될 것이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시간'은 단지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기업만이 아니라 사회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과 집단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어떤 경우에 기꺼이 시간을 내주려고 하는지를 알지 못하고서는 어떤 사회적인 활동도 성공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사회활동을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과 '시간', 이 두가지를 꼭 알아두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