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 나와서 유명해진 하수구는 파리의 관광명소다. 파리의 하수구 시스템을 만든 오스만 남작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우아한 도시 파리는 없었을 것이다. 또 오티스가 엘리베이터를 발명하였기에 비로소 마천루를 지을 수 있었다. 이 많은 이야기들은 모두 도시의 이면에 감춰진 다양한 이야기들이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도시의 승리>(TRIUMPH OF THE CITY) 총 10장에 담겨있다. 저자는 도시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버드대학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다. 그는 그간 학술논문으로 발표해온 연구결과들에서 학문적인 요식행위를 전부 제거하고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 그래서 흥미유발을 위해서 각 도시에 기여한 사람들에 대한 일화를 삽화처럼 넣은 모음집으로 만들었다.
<도시의 승리>는 흥미로운 여러 일화들 속에서 고층 건물 위주의 도시개발이라는 저자의 주장을 펼치기 위한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미국의 여러 대도시와 유럽과 아시아의 대도시에 대한 해박한 역사 지식으로 단순히 도시의 현재 상태만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도시가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져 왔는가를 알려주면서, 도시가 성장하는 것을 왜 우리가 막아서는 안되는가 하는 논리를 펼친다.
저자는 도시 인구가 10% 많아지면 그 나라 1인당 GDP가 30% 높아진다고 했다. 도시는 인적 자원이 모여서 집적경제(economy of agglomeration)의 생산성이 높지만 한편으로는 임금, 생활비 등도 높다. 높은 생활비뿐 아니라, 도시의 '거대한 재앙'은 질병, 범죄, 그리고 혼잡이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들이 고물가, 교통 혼잡, 치안 등 여러가지 도전 과제를 안고 있지만, 빈곤의 증가, 환경오염 등 도시의 폐해에 대한 해법은 다르다. '빈곤은 도시가 성공했다는 신호'라고 주장한다.
사람이 도시에 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사무엘 존슨이 말했듯이 '런던이 싫증 난 사람은 인생이 싫증 난 사람'이기 때문이다. 도시는 '보고, 사고, 맛보고, 배울 것 많은' 유원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도시는 지식의 공동생산이라는 협력작업을 가능하게' 해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도시는 무엇보다도 인적 자원의 집합체이며 도시의 성장을 인위적으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정치와 정책이 도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실패한 도시는 규제가 심한 도시와 수요가 없는 곳에 과다한 투자를 한 도시들이다. 디트로이트의 영 시장의 실패한 정책과 뉴욕의 린세이 시장의 성공한 정책은 크게 대비된다. 저자는 도시개발을 옹호하는 논리를, 도시의 주택가격으로 귀결되는 수요와 공급의 이론과 도시 성장의 이론으로 펼쳐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