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과 부도덕한 경영, 왜 아무도 제동을 걸지 않나?”
“중소기업 강탈행위를 중단하라!”

전남지역의 중견 축산업체인 화인코리아의 임직원들이 최근 사조그룹의 경영행태를 비난하는 광고를 신문에 게재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자사를 사조측이 헐값에 사들이기 위해 회생작업을 방해했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이들은 사조를 겨냥해 ‘기업사냥꾼'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사조산업의 원양어선인 ‘오양75호’를 둘러싸고는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다. 이 어선의 인도네시아 선원(32명)들이 사조측으로부터 폭력과 성적학대 등의 인권침해는 물론, 임금체불과 무교대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당했다는 게 그 내용. 

그리고 이번에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차남인 제홍 씨와 사조그룹 계열사의 모 임원을 놓고 ‘상법위반’ 논란까지 불거졌다. 화인코리아를 헐값에 인수하려 했다는 주장의 논란에 선 애드원플러스(옛 사조기획)와 그룹의 비상장계열사인 사조시스템즈에서 제홍 씨와 해당 임원이 동시에 이사로 겸직해 상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식품 대기업 사조그룹이 ‘논란의 도미노’ 현상으로 최근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룹 안팎을 둘러싸고 한 건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또 다른 논란거리가 양산되는 ‘난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사조그룹측은 회사를 압박하는 ‘불편한’ 이슈들에 대해 “상당부분 왜곡돼 있다. 모든 것은 법적대응을 통해 처리할 것”이라며 입장표명은 극구 꺼리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헐값인수? 원래 파산기업인데…”

전남의 닭·오리 가공업체인 화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7월 사조그룹의 고위 임원이 회사를 넘기라며 화인측에 50억원을 제시했다는 얘기에서 비롯됐다.
 
당시 제안을 거절하자 사조측은 애드원플러스라는 위장 계열사를 내세워 금융기관 담보채권(50억원)을 사들였고, 공장과 시설에 경매를 신청하는 등 회생절차를 방해했다는 게 화인측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파산 선고를 받은 화인코리아는 사조그룹에 올 1월 회생 지원을 요청했었다.
 
화인 관계자는 "사조그룹은 회생지원 요청을 수락해놓고 뒤에서는 화인코리아의 기업은행 담보채권 50억원을 매입하는 등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편법을 사용했다"며 "특히 애드원플러스는 자본금이 1억5000만원도 안되는 회사인데 어떻게 50억원이나 되는 거액의 채권을 인수했는지 자금 출처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조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철저히 화인코리아의 ‘파산’ 사실에 초점을 맞추며 입을 다물고 있다. 즉, 화인코리아가 파산결정이 난 상태인 탓에 회사 주식의 가치가 없어 50억원을 제시했다는 점을 당위성으로 내세우는 상황이다. 또 채권 매입과 관련해서도 위장계열사가 아니라 당시 대표의 개인 주식회사였고, 사조가 산다고 하면 채권값이 급등할 수 있어 우호회사를 통해 매입했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인코리아 임직원들은 자사의 헐값인수 논란 외에 시민단체들과 손잡고는 사조산업의 ‘오양 75호’ 사건에 대해서도 사조의 부도덕적인 면을 꼬집고 있다. 지난 8월11일만 해도 공익변호사단체와 민주연대, 노동자문화센터, 여성인권센터, 좋은기업센터 등이 연합해 사조산업의 노동자 탄압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논란은 뉴질랜드에서 조업 중인 ‘오양 75호’의 인도네시아 선원 32명이 폭력, 성적학대 등 부당노동행위를 견디지 못해 조업을 중단했고 뉴질랜드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게 쟁점이다. 특히 사조측이 선원들에게 의료진찰의 기회를 박탈했고 심지어 ‘낚시 미끼’를 식사로 제공했다는 얘기가 크게 부각됐다. 
 

◆“선원학대? 외주인력업체와 관련”

그럼에도 선원 학대 건과 관련, 사조그룹은 현재 “일방적인 주장이다”는 입장 외에는 그 어떤 부연설명이나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조 관계자의 정황을 종합해보면 사조측은 현지의 뉴질랜드 언론이 이번 사건에 대해 결과에 근접한 보도를 하지 않았고, 설령 인권유린 사태가 실제 있었다고 해도 사조그룹과는 관계가 적은 (선원들의 취업을 알선하는) 인력공급업체의 문제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상법위반’ 논란에 대해서도 사조는 “애드원플러스는 사조그룹의 계열사가 아니다”는 원론적인 부분을 내세워 더 이상의 확대·재생산을 꺼리는 눈치다.  
 
이번 논란은 주 회장의 차남 제홍 씨가 부동산 매매와 수산물 판매업, 용역경비업 등을 하는 사조시스템즈의 이사로 재직(2008년 10월)하면서 경쟁회사인 애드원플러스에도 2004년 7월부터 2009년 9월까지 동시에 이사직에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불거졌다.

여기에 제홍 씨 말고도 사조시스템즈에서 2002년부터 이사직을 수행하던 박 모씨(2010년 사임)가 1996년부터 애드원플러스에서 동시에 이사직을 겸임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는 결국 ‘주식회사의 지배주주나 등기이사에게 경업(경쟁관계에 있는 업종)을 금지한다’는 상법(397조) 규정을 위반했다는 논란을 키웠다.     
 
현재 사조그룹은 애드원플러스가 비계열사라는 사실, 그리고 용역경비업이 사조시스템즈로 이미 과거에 이관됐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상법논란'에 대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