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23번가와 53번 스트리트가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잡은 작은 햄버거 가게 ‘소셜 이츠(Social Eatz)’. 점심시간 한 시간 전부터 15평이 채 안되는 이 가게 안에는 뉴요커들의 발길로 늘 북적인다.
뉴욕하면 햄버거가 떠오를 만큼 햄버거 가게가 넘쳐나는 것이 현실인데, 유독 이 가게에만 더 많은 손님이 몰리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다른 햄버거 가게에서는 팔지 않는 비빔밥 버거, 불고기 버거, 고추장 양념갈비 등의 ‘한식버거’가 메인 메뉴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게 주인 역시 한국사람이 아닌 미국인 셰프 엔젤로 소사(Angelo Sosa)씨라는 점도 놀랄 만하다. 양념이나 마늘향이 강해 미국인들이 싫어할 것 같은 한식버거를, 뉴욕은 물론 미국 전역에서 찾는 ‘인기 햄버거’로 확실히 키웠다.
지난 9월 16일(현지시간) 기자가 찾은 소셜 이츠의 현장 역시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음에도 빈 테이블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이 빽빽했다.
셰프이자 사장인 엔젤로 소사 씨는 “한식 메뉴가 전체 매출의 35%나 차지한다”고 소개하면서 “전형적인 미국 음식인 버거에 비빔밥이라는 매력 요소를 더한 것이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 같다. 특히 고추장, 된장과 같은 소스의 독특한 맛과 향이 차별화를 준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소셜 이츠의 특별한 한식버거가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지난 5월 열린 ‘미국 최고 버거를 뽑는 콘테스트(Eater's Greatest Burger in America Contest)’에서 ‘비빔밥 버거’가 ‘2011년 미국 최고의 햄버거’로 선정되면서부터다. 여기에 미국의 유명 푸드쇼 프로그램인 ‘톱 셰프(Top Chef)’에 엔젤로 소사가 직접 출연한 것도 소셜 이츠 붐을 한층 키웠다.
소셜 이츠에 처음 들렀다는 세리나(28) 씨는 “주변 친구들에게 이 곳 얘기를 많이 듣고 찾아왔다”며 “비빔밥 버거를 먹었는데 전혀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았고 나물과 고기, 계란 등이 절묘하게 맛을 우려낸 때문인지 ‘특별한 버거’를 먹은 기분이다”고 전했다.
뉴요커들이 소셜 이츠를 많이 찾는 데에는 한식버거 메뉴 각각에서 느낄 수 있는 한식재료에 대한 신선함과 각 재료간의 절묘한 조합이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최고의 인기메뉴인 ‘비빔밥 버거’의 경우만 해도 비빔밥 나물과 야채, 그리고 고기와 계란 노른자가 절묘하게 ‘궁합’을 이뤄 고객들을 매료시켰다.
김치가 들어가는 버거들이 간혹 있는데, 놀랍게도 이 버거에 사용된 김치는 한국 등 해외에서 ‘공수’ 하지 않은, 뉴욕 현지에서 직접 담근 ‘오리지널 김치’라고 한다.
“밥은 안 들어갔지만 눈을 감으면 비빕밥 맛이 나도록 하는 것, 이것이 비빔밥 버거의 인기요인이 아닐까요?”
엔젤로 소사 씨의 ‘한식 버거’ 철학은 본토 뉴요커의 입맛마저 한식으로 바꾸지 않을까 내심 기대감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