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등장 이전까지 가장 효율적인 조직관리 방식은 ‘통제’로, 정보와 권력은 원활한 조직 통제를 가능케 하는 도구였다. 하지만 이제 정보를 독점하고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통제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소통하지 않는 기업은 시대착오적인 회사로 낙인 찍혀 그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힘들어졌다. 이는 온라인 이용자의 증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의 광범위한 이용, 공유의 증가 등에 기인한다.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소셜테크놀로지는 ‘관계’의 지형도를 뒤바꾸고 있으며 그에 따라 관계를 조율하는 리더십 역시 새로운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바로 통제의 욕구를 포기할 수 있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개방과 공유, 소통을 추구하는 ‘오픈 리더십’이 소셜미디어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되고 있는 것이다. 소셜미디어 전문 경영컨설턴트 쉘린 리는 <오픈 리더십>에서 이러한 오픈 리더십의 본질과 이를 활용한 오픈 전략에 관해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오픈 리더십을 갖춘 오픈 리더는 조직의 개방성을 증진시키는 촉매의 역할을 한다. 서로를 끌어당길 수 있는 영감을 갖도록 하고, 협업을 통해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오픈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미덕은 진정성(authentic)과 투명성(transparent)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성이란 ‘자신의 모습을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에게 보여줄 것인가’에 관한 문제로서, 오픈 리더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다양한 정체성과 성격 중에서 어떤 것을 누구에게 언제 보여주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파악하고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투명성이란 정보나 과정을 ‘가시적(visible)’으로 만드는 것으로서, 목표들을 가시화하고,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하고, 의사결정의 결과들을 공유하는 노력이 뒤따른다.
폐쇄형 조직에서 오픈형 조직으로 거듭난 사례로 미국의 컴퓨터 업체 델(Dell)이 손꼽힌다. 어느 날 한 유명 블로거가 델 노트북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지만 델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으며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여론이 악화되며 위기감이 고조되자 델은 블로거들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며 사태 진화를 시도했고, 고객지원 및 기술지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문제처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제품 문제점에 관한 업데이트를 계속하는 한편 고객의 수많은 댓글에 답변을 하며 점차 신뢰를 회복하게 되었다. 2007년 1월 창립자 마이클 델이 CEO로 복귀한 뒤에는 델이 채용하기를 바라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투표하고 댓글을 달 수 있는 사이트인 ‘아이디어스톰’을 시작했다. ‘실패로부터 배우자’는 CEO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은 델의 변신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2005년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에 따른 미국 적십자의 변신도 극적이다.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지역을 강타했을 때, 미국 적십자의 응급상황 대처 과정에 문제가 많았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조사 결과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적십자에 대한 비난이 특정 주제에 한정된 것들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십자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며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적십자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데 있어 적절한 절차와 프로세스를 2년에 걸쳐 마련해나갔다. 이후 적십자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재해경고를 하면 자원봉사자의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전달되며 효과적으로 메시지가 증폭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에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단 3일 만에 1000만달러를 모금하는 등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미국 적십자의 사례에서 보듯 처음에는 통제를 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시작했더라도 점차 개방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대중과 좀 더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제를 선뜻 포기하지 못하는 조직 내부의 두려움은 개방과 공유에 관한 적절한 절차와 방침, 가이드라인을 마련함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 바야흐로 통제를 포기하고 개방을 택함으로써 조직의 목표와 미션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