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이 안 된 맑고 차가운 물에서만 사는 송어(松魚)는 회로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민물고기 중 하나다. 회를 뜨면 살의 빛깔이 붉고 선명하여 소나무 속살처럼 보인다 하여 이런 이름을 얻었는데, 냉수성 물고기라 겨울철에 제 맛이 난다. 눈꽃의 고장 강원도 평창, 이곳에선 매년 겨울마다 송어낚시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은 우리나라 최고의 설국답게 겨울 매력이 돋보이는 고장이다. 이미 잘 알려진 대관령눈꽃축제는 매년 여행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천년고찰 월정사의 전나무숲 설경을 감상하려는 이들도 많다. 또 대관령 삼양목장과 양떼목장은 한겨울에도 이국적인 풍광으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이들에 비해 아직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대천 상류에 터를 잡은 평창 진부면에서 매년 겨울마다 열리는 송어축제도 평창의 겨울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행사다.
◆65년 평창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송어양식
현재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 있는 송어는 무지개송어(rainbow trout)다. 산란기에 무지갯빛을 띠는 이 물고기는 북아메리카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등지가 원산지인 냉수성 어종이다. 다른 물고기보다 성장이 빠르고 번식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육질도 쫄깃하고 맛도 좋아 일찍부터 양식이 이루어졌다.
우리나라는 1965년 미국에서 무지개송어의 알을 들여와 평창에서 처음으로 양식을 시작했다. 따라서 현재 전국에 퍼져 있는 수많은 송어 중에서도 평창 송어가 원조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같은 송어라도 평창 송어는 여느 지역의 그것보다 살이 차지고 탱글탱글해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다.
평창송어축제 행사장 전경.
평창의 송어양식장은 동강을 끼고 있는 미탄면에 집중돼 있다. 송어축제가 펼쳐지는 진부면과 미탄면은 승용차로 1시간 거리. 미탄면은 주요 산업인 송어의 소비를 촉진하고, 진부면은 오대천을 겨울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힘을 합쳐 미탄면의 송어를 진부면의 대표 겨울 상품으로 만들었다. 따라서 이 송어축제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 송어양식지인 평창 미탄면에서 매일 공수해오는 평창 송어의 짜릿한 손맛과 싱싱한 회맛을 교통이 편한 진부면에서 즐길 수 있는 행사인 셈이다.
천년고찰 월정사를 품은 오대산에서 발원해 진부를 거쳐 정선에서 남한강에 합류하는 오대천은 상류지역에 오염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생활하수 분리공사 덕에 자연 그대로의 청정함을 간직하고 있는 하천이다. 버림받은 기생이 몸을 던졌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하는 청심대(淸心臺) 등 깊은 계곡이 보여주는 겨울 경치는 여느 계절과는 또 다른 풍광을 선사한다.
송어맨손잡기.
◆내년 2월5일까지 40여일간 진행
올해로 다섯번 째인 평창 송어축제는 12월22일(목)부터 내년 2월5일(일)까지 40여일간 평창 진부면 오대천 둔치 일원에서 펼쳐진다. ‘송어와의 한판 승부’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평창 송어축제는 행사의 백미인 송어낚시를 비롯해 얼음체험, 눈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축제위원회 측은 축제기간 동안에 80t의 송어를 방류해 참가자들에게 짜릿한 손맛을 선사할 계획이다. 방류되는 송어가 보통 700~800g 정도니 10만마리가 넘는 엄청난 송어가 풀리는 셈이다. 아무리 그래도 낚시 경험이 많은 참가자들이야 알아서 잘 채비를 하겠지만 경험이 부족한 참가자들은 은근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집에 낚시장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일단 송어낚시라는 말에 끌려 축제 현장을 찾긴 했지만 무엇을 어찌할지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스카트.
축제위원회에서 추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견지낚시. 축제 행사장 옆의 낚시점에서 가짜미끼를 포함하여 1개당 3000원에 견지낚시를 구입할 수 있다. 경험자들은 루어낚시를 추천하기도 하는데 미끼는 보통 웜이나 마이크로스푼 등을 사용하면 좋다고 말한다. 송어의 입질은 날씨 등에 따라 민감한 편이다. 시간별로는 오전 10~11시 사이에 입질을 좀 하는 편이고 보통 오후 2~3시 사이에 입질이 가장 활발하다고 귀띔한다.
평창의 송어축제는 흔히 화천의 산천어축제나 인제의 빙어축제와 많이 비교가 되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송어는 산천어나 빙어보다 크고 힘도 좋아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낚싯대에 한마리만 걸어도 10년 묵은 체증이 확 날아간다는 게 경험자의 말이다.
이렇게 잡은 송어는 즉석에서 회나 구이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축제위원회에서는 잡은 송어를 즉석에서 회나 구이로 요리가 가능한 시설도 갖추어 놓았다. 송어 1마리당 3000원에 회를 떠주고 초장을 무료로 제공한다. 송어구이도 3000원. 송어는 1인당 2마리까지만 잡을 수 있다.
낚시로는 손맛을, 회나 구이로는 입맛을 돋웠다면 행사장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겨울놀이로도 눈길을 돌려보자. 특히 어린아이를 낀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이곳에선 아이스카트, 스케이트 등 얼음체험과 눈썰매, 스노래프팅, 스노봅슬레이 등 눈체험을 비롯해 아이스범버카, 미니전동카, 사륜오토바이, 얼음자전거, 바이킹 등 다양한 겨울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모든 놀이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종합권은 1만8000원, 일부만 선택할 경우 각 놀이시설마다 6000원씩이다.
이런 주변 놀이시설을 즐기지 않고 송어낚시만 할 경우 텐트낚시는 2만원, 일반낚시는 1만3000원이다. 송어낚시도 하고 모든 놀이시설도 같이 이용하는 텐트낚시 종합권은 1인당 3만원, 일반낚시 종합권은 2만5000원이다. 바람이 심한 날 유용한 텐트낚시는 평창 송어축제 홈페이지(www.festival700.or.kr)를 통한 예약으로만 가능하다. 이외에도 ‘이한치한’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맨손송어잡기(1만5000원)도 축제에서 눈길 끄는 이벤트다.
여행수첩
●교통 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진부 나들목(우회전)→평창 송어축제행사장 <수도권 기준 2시간~2시간 30분 소요>
●숙박 진부에서 오대산으로 가는 길목에 켄싱턴플로라 호텔(033-330-5000)을 비롯해 펜션과 민박집이 많다. 진부면 소재지에도 파크하이야트모텔(033-336-5100) 등 모텔이 여럿 있다.
●별미 진부면에 부림식당(033-335-7576), 대산산채(033-334-5573) 등 산채비빔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여럿 있다. 오대산 자락에서 나는 깨끗한 산채를 식재료로 하는 산채 음식은 겨울 입맛을 돋운다. 산채백반 1인분 8000원, 산채정식 1인분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