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시장은 갖가지 이슈가 넘쳐났다. 전셋값 폭등으로 반전세라는 변형된 임대차 계약이 부쩍 증가했고, '하우스 푸어'에 이어 올해에는 늘어나는 월세 비용으로 신 빈곤층에 합류한 '렌트 푸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분양 시장은 경저주고(京低州高)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 및 수도권의 분양은 부진했던 반면 부산·경남을 위시한 지방도시의 열기가 뜨거운 한해였다.

그동안 부동산 열기의 시발점으로 작용했던 재건축 시장은 기대보다 차가웠다. 부동산 정보업체 등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1억원 이상 가격 하락을 맛봐야 했다.


반면 수익형 부동산과 보금자리 주택의 인기는 여전했다. 베이비 부머의 은퇴와 맞물리면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단지 내 상가 등이 용돈벌이용 투자로 각광을 받았다. 또 강남권 보금자리 주택에 지역 수요가 몰리면서 치열한 청약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효과와 MB정부의 부동산 세제 완화 등 정치권에서 시작된 변화도 올해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올해 부동산 시장의 이슈 8가지를 꼽아 정리해봤다.
 

 
1.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 본청약

1월 강남‧서초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첫 번째 본청약은 예상대로 흥행에 성공했다. 입지여건이 우수한 강남지역에서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격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증폭시켰고 결국 치열한 청약경쟁으로 이어졌다. 각 유형별로 마감된 평균 청약경쟁률은 신혼부부 54대1, 3자녀 9.6대1, 노부모부양 12.9대1, 생애최초 38대1, 일반공급 17대1이다.


2. 땅콩주택 열풍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에 자녀들이 뛰놀 수 있는 앞마당이 있고 층간 소음에서 해방되는 집으로 땅콩주택이 급부상했다. 땅콩주택은 하나의 택지에 두 가정이 각각의 집을 짓고 사는 한 필지 두 가족 형태의 주택이다. 아파트 일변도의 현 주택시장에 대한 반감이자 대안으로 인식된 것이 열풍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최근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열기가 한 풀 꺾였다.
 
3. 박원순 효과


그동안 보수 진영이 독식하다시피 했던 서울시장에 시민사회단체 출신인 박원순 변호사가 당선되면서 도심 재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던 정책의 방향 선회가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가장 큰 변화는 재건축 아파트에서 감지됐다. 개포주공2단지가 박 시장 당선 이후 1주일 만에 5000만원이 하락하는 등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찬물을 맞았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서울시의 복지위주 정책이 충돌하게 됨에 따라 서울시 재건축 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4. 수도권 DTI 부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4월부터 부활됐다.(DTI 적용비율 : 투기지역 40%, 투기지역외 서울 50%, 인천·경기 60%) 상환방식에 따라 15%의 추가 대출 여지를 남겨뒀으며, 주택 구입 시 취득세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50% 감면해주는 보완책도 나오긴 했지만 부동산 거래를 줄이는 효과만을 남겼다. 불안한 가계 부채는 안정시키되 실수요자들의 주택거래는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꼴이 됐다.

5. 전세가 폭등과 전세대책

전세가격 폭등으로 서민들의 불만이 점차 커지자 정부는 △1·13 전월세시장 안정대책 △2·11 전월세시장 추가 보완대책 △3·22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 △5·1 건설경기 연착륙 및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8·18 전월세 안정 대책 등 총 다섯차례 전·월세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세시장 안정과 주택거래 활성화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에는 그 실효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러 차례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월세 시장이 안정되지 못하는 이유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인 수요에 맞는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매매시장 침체로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6. 부산, 세종시 등 지방 분양시장 열풍

올 지방 분양시장은 서울‧수도권과 달리 열기가 뜨거웠다. 부산과 세종시, 대전, 광주, 경남, 춘천 등 지방 대부분 지역에서 청약 결과 높은 경쟁률로 마감되는 사업장이 많았다. 지방의 경우 2007년 이후 공급이 거의 끊겨 전세난이 확산되고 신규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분양 시장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7. 평창 올림픽 호재, 강원도 들썩

삼수 끝에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에 성공했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강원도 일대 인프라를 확충, 사통팔달 거미줄 교통망을 조성할 예정이고 정치권에서도 특별법 제정 등 종합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올림픽 효과로 인해 강원도의 발전속도가 20~30년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개최지 선정 이후 지역 중개업소는 투자자들의 전화문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호재를 미끼로 기획부동산이 난립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8. 양도세 면제와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12월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7년여만에 폐지시켰다. 따라서 2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양도차익의 60%를 부과하던 방식에서 기존 세율을 적용하는 형태로 환원하게 됐다. 더불어 강남3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도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인해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이 3~5년에서 1~3년으로 줄어들고,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가능해지며, 청약자격 제한 등 규제가 완화된다. 투자 심리가 위축된 부동산 시장에서 훈풍을 불어넣겠다는 심산인데 좀처럼 살아날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