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칩이 없는 카드네요. 3월 전에 교체하러 오세요."
 
30대 직장인 김지연 씨는 최근 증권사 지점을 방문했다가 이런 안내를 받았다. 그의 CMA계좌 체크카드는 집적회로(IC)칩이 없는 마그네틱(MS)카드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3월부터 MS카드의 입출금, 계좌이체 등의 업무를 제한하기로 했다. 일부 영업시간에 시범적으로 MS카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테스트를 한 후 9월부터는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기존 MS카드만 사용했던 고객은 IC칩이 들어있는 카드로 재발급 받아야 한다.
 
이같은 감독당국의 조치는 MS카드의 복제위험 때문이다. MS카드는 마그네틱의 정보를 복사하므로 복제가 가능한 반면 IC카드는 저장돼 있는 고유번호를 이용, 데이터가 암호화돼 전송되므로 복제가 어렵다. 또 IC카드는 비밀번호 입력 방식이어서 카드 분실 시 금융사고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 2003년부터 MS카드의 IC카드로의 교체를 종용해 왔으나 여전히 MS카드가 계속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 말 기준으로 2593만장의 MS카드가 사용되고 있다. 금감원은 당초 현금카드는 2006년 6월 말까지, 신용카드는 2008년 12월까지 IC카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었다.
 

(사진=류승희 기자)

하지만 IC카드 보급은 제자리걸음이었다. IC카드가 MS카드에 비해 제작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은행이나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탓이다. 현금카드의 경우 당국의 방침에 따라 각 은행들은 2004년께부터 MS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전면 IC카드로 발급했다. 그러나 신용(체크)카드와 달리 유효기한이 없기 때문에 기존 MS카드를 사용하던 소비자들은 굳이 카드를 교체하지 않았다. 특히 재발급을 받고자 할 경우 1000원 안팎의 발급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교체를 꺼렸던 부분도 있다.
 
하지만 금감원의 이번 조치로 IC카드 보급이 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 및 증권사 등은 IC카드를 재발급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를 자사가 부담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6개월 이내 MS카드를 사용한 실적이 있는 고객에게 사전 통보해 교체를 유도할 방침이다. 또 은행 지점에 MS카드 사용 중단에 대한 안내문구를 부착했다.
 
한편 IC카드 전면 사용을 모든 신용카드로 확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반 신용카드까지 확대하려면 개별 가맹점에 IC카드를 읽을 수 있는 결제 단말기를 보급해야 하는데, 단말기를 보급해야 할 VAN사들이 대부분 영세해 비용부담에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VAN사들은 IC카드용 결제 단말기 보급을 위해 카드사들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한용 금감원 IT감독국 부국장은 "은행의 현금카드는 금감원이 주도해서 IC카드로 교체할 수 있지만 신용카드는 가맹점이 있어 곤란하다"며 "개별 가맹점에 단말기 보급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