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정신은 단연 '페어 플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인기 프로스포츠에서는 이런 페어플레이 정신이 실종됐다. 지난해에는 프로축구에서 승부조작이 발각되더니 이번에는 프로배구 승부조작이 포착됐다. 하긴 페어 플레이가 사라진 곳이 스포츠세계 뿐이랴. 정계·재계에서도 공정성은 사라진 지 오래다. 현직 국회의장과 청와대 비서관이 돈봉투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했고, 한국거래소는 대그룹인 한화에 원칙을 무시하는 조치를 취했다. 반면 LG그룹은 재계에 만연해 있는 담합을 근절하겠다고 나섰다. 페어 플레이 정신이 사라진 사회는 추악하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정한 출발선에 설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스 구제안 통과 

 

디폴트(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던 그리스가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지난 9일 루카스 파파디모스 그리스 총리와 그리스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3당 대표들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한 최저임금과 보조연금 지급액 삭감 등 개혁·긴축 조치를 수용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로써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 방식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셈이다. EU·IMF·ECB(유로중앙은행)가 1300억유로에 달하는 2차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한다면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은 일단 보류된다. 그렇지만 진통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그리스는 연내에 공공부문 인력 1만5000명을 해고하고 최저임금을 22% 내려야 한다. 저소득층에 대한 보조연금 대폭 삭감도 조건에 포함돼 있다. 결국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항의시위나 그리스 경기침체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 지난해부터 국내증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하루 빨리 일단락돼야 할텐데 여전히 쉽지 않은 것 같다. 유럽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과거 IMF 구제금융 당시 얻은 교훈을 되새겼으면 한다. 

 

◆대형마트 강제휴무 추진

 

전주시의회가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수퍼마켓)의 영업을 제한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기류는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목적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서울에서만 영세자영업자의 10%가 폐업하고 매출액은 30~40% 감소했음을 감안할 때 상생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 서울시의 분석이다. 다만 대형마트와 SSM의 매출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기업 종사자의 밥그릇도 위태로워졌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삼성전자-KT 밥그릇싸움

 

KT가 지난 10일 오전 9시 삼성전자 스마트TV를 통한 인터넷 접속을 전격 차단했다. KT는 스마트TV가 트래픽 과부하를 야기하고 있는데도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이용자를 위한 보호책은 없다. 대기업 간 밥그릇 싸움에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소비자들만 골탕먹는 대기업들의 횡포, 이젠 제발 그만 보고 싶다.

 

◆저축은행 피해자구제법

 

9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 특별조치법안을 통과시켰다. 명분은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를 돕는다는 것. 그러나 특별법으로 피해자를 편법 구제하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닥치고 표심'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표와 맞바꾸겠다'는 선거용 졸속전략에 여야 모두 눈치를 보는 모양새가 '요지경 정치판'의 한심한 수준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사임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사임했다. 표면적으론 건강상 문제지만 그동안 재판을 받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끼친 데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태광그룹은 이번 회장단 사임을 출발점으로 앞으로 정도경영과 윤리경영을 실천하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태광그룹을 시작으로 여타 대기업으로 번진 검찰의 '칼날'이 이 회장의 사임을 계기로 '결자해지'하는 수순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