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가도 모를 주식시장이다. 5월18일 코스피지수가 1800선이 무너지면서 1782로 장을 마감해 시장을 큰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2거래일만에 다시 1800선을 회복하더니 29일에는 1850에 육박하는 1849로 장을 마감했다. 불과 6거래일만이다.
증시가 1800선이 붕괴되는 등 힘을 내지 못하는 결정적 원인은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다. 다행히 6월로 접어들면서 증시가 다시 힘을 내는 분위기다. 그러나 유로존의 상황이 아직 안개 속에 있으므로 언제 또 갑자기 증시에 충격이 가해질지 모를 일이다.
결국 유로존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상당수 증시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에서 희망을 엿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면서 올 2분기 이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저평가 받고 있는 중국의 변화
중국 정부는 5월11일 경제지표 발표 직후 지급준비율을 인하했고 16일에는 에너지절약형 가전 보조금 등 소비촉진책을 제시했다. 이어 18일에는 철도, 신에너지 등 인프라투자와 관련한 계획이 발표됐다. 이밖에도 중국의 정책변화는 성장을 기조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아직 시장에는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듯하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불확실성과 낮은 정책 신뢰도로 중국의 변화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하지만 정책기조의 변화, 신속한 대응, 정책 일관성 확보를 근거로 이전과 다른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저평가된 주식을 고르듯 외부 악재에 눌려 과소평가된 중국 턴어라운드 스토리를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즉, 최근 일고 있는 중국의 변화 움직임이 2009년 실시됐던 경기부양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게 핵심이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하방을 받치기 위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우려로 크게 타격을 받은 소재 업종 등의 과도한 하락이 일부 만회되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2009년에는 쇼크의 충격을 막기 위해 자극을 주는 공격적인 대책이었다면 이번에는 유럽 재정위기 및 하반기 경기변곡점에 대응하고 준비하는 차원의 움직임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투자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며 의사결정도 좀 더 신중해 질 것이란 게 이 연구원의 견해다.
◆화학 및 소비 관련 업종 주목
오승훈 연구원은 중국 변화의 최대 수혜업종으로 화학업종을 꼽았다. 그는 "유럽과 미국에 대한 기대가 꺾인 상황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곳은 중국"이라며 "결국 중국 모멘텀에 근거한 화학 업종이 6월까지의 변동성 구간에서 방어적 측면 및 수익률 측면에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유럽의 안도랠리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유럽위기 완화 포트폴리오인 산업재와 금융업종에 대해서는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다슬 연구원은 소비 관련 업종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책 수혜업종이 현 시점의 기대감만으로 일률적인 알파를 시현할 것으로 기대하긴 다소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만 중국의 도시화, 소득 증가, 소비패턴의 선진국화는 지속적인 스토리인 만큼 소비의 관점에서 알파 찾기는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중국과 관련해선 소비부양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곽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단기 급등락을 피하고 싶은 중장기 투자자들은 가격매력이 높은 통신, IT, 에너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소비부양 수혜가 기대되는 자동차, 화장품 관련주 등에도 관심을 갖는 것도 좋겠다"고 밝혔다.
3저 효과 & 미국 경기의 회복세
금리, 환율, 유가 등의 3저 효과와 미국의 경기회복세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리, 환율, 유가가 하락해 있는데 시차를 두면서 경기와 자산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미국 경기가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의 10년물 금리는 1.74%까지 하락해 있는 상태로, 지난해 유럽의 재정위기가 절정이었던 시점의 금리 수준이다. 지난해 6월 2차 양적완화(QE2)가 종료되면서 상승할 듯 했던 국채수익률은 유럽의 재정위기로 오히려 떨어졌으며, 이는 다시 연말 및 연초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
그리고 현재도 이 같은 구도의 반복을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결국 지금의 낮은 금리가 유럽 재정위기의 반대급부이지만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의 선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역시 마찬가지. 이 연구원은 "올해 초 11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최근 90달러까지 내려갔다"며 "국제유가가 경기모멘텀을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수준에 진입하고 있다면 긍정적 측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환율의 긍정적인 영향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부터 1100원선에 올라선 점을 감안하면 환율의 J커브효과(무역수지개선을 위해 환율상승을 유도하더라도 초기에는 무역수지가 악화되다가 상당기간 경과 후 개선되는 현상)가 본격화되는 시점은 2분기로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의 안정세와 전통적으로 하반기 무역수지가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무역수지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미국의 주택경기 회복세도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소비, 제조, 고용 등 거의 전 부문에 걸쳐 미국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강한 이유는 주택시장이 중심을 잘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아직은 증시의 순탄한 흐름보다는 불규칙한 흐름을 감안해야 하는 시점이다. 유럽의 시장상황에 따라 글로벌 경기와 국내증시가 불규칙한 움직임을 나타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낙폭과대주 중심으로 대응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며 "장기투자자라면 매수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국면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