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두고 있는 50대 윤모씨는 오피스텔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오피스텔이 진짜 '알짜매물'인지 파악하기 어려워 선택을 망설이고 있다. 윤씨는 "앞으로 은행에서 부동산의 수익성 분석은 물론 대출이나 세금 문제까지 종합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데 좀 더 객관적인 판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시중 대형은행의 '부동산 상담' 창구가 본격 열린다. 지역별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투자수익 분석, 대출 가능 규모까지 원스톱서비스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을 놓고 한판 격돌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7월4일 '부동산 연구팀'을 공식 출범시키고, 부동산 자산관리의 전문성을 높이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악화로 기존의 은행 업무만으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은행들이 '부동산 자산관리'를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환경이 어려워지면서 과거처럼 예대마진 수익에 의존해선 수익창출이 힘들고, 최근 금융소비자들의 노후 재테크 수단으로도 부동산 수익형 상품이 주목을 받으면서 부동산과 결합한 금융상품 개발에 은행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수익형 부동산 상담에서 대출 등 금융지원까지 '토털'
 
은행권에서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 개척의 선두에 나선 곳은 국민은행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신년 인사회에서 "올 하반기 엄청난 부동산 관련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이르면 8월 중순부터 'KB부동산 자산관리서비스'(가칭) 사업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올 초 KB부동산서비스사업단을 신설해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국민은행의 부동산자산관리서비스는 일종의 '부동산 장터'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KB 하우스타’란 이름으로 국민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는 전국 1만여 곳의 공인중개사들이 국민은행(부동산 사이트)에 시세와 매물을 등록하면, 해당 매물에 관심을 갖는 고객에게 국민은행이 상담을 해주는 방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문의하는 오피스텔의 입지를 분석하거나 수익성에 대한 상담을 통해 매입의사결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구입 시 대출 등 금융지원도 추진한다. 고객의 필요에 따라 매입 후 부동산관리서비스까지도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공할 계획이다.
 
단, 국민은행은 부동산계약은 직접 중개하지 않고, 매물 정보를 올린 제휴부동산을 통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된 공인중개사의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다는 것.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매물 정보제공이 중개업소에서 나오기 때문에, 중개영역을 침범하면 서비스 자체가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옛 주택은행 시절부터 축적해온 방대한 부동산 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자랑한다. 단 내년부터 국가 승인 주택가격 동향 작성 기관이 국민은행에서 한국감정원으로 바뀌기 때문에 국민은행이 연내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부터는 부동산 시세를 조사하는데 필요한 정부 지원이 끊기기 때문에 공인중개사들이 자발적으로 시세와 매물을 등록하는 방안을 강구했다는 해석이다.
 
부동산펀드와 리츠 등 관련 금융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고가의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한 공동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투자 부동산을 부동산 투자회사(Reits·리츠) 등으로 증권화해 유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부동산 공동투자서비스의 일환으로 KB금융은 현재 5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 중이다.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것. 운용은 국민은행 등 계열사가 맡을 방침이다.
 


◆ 포털과 손잡고 '스마트' 부동산 서비스도
 
신한은행이 하반기 선보일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손잡고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10월 부동산 매물 정보 조회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신한은행의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는 '스마트금융' 등 비대면 채널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고객이 관심 있는 부동산 매물을 조회하면 대출한도 및 세무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원스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금융센터를 통한 부동산 상담도 진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어디서나 간편하게 스마트금융을 통해 부동산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층을 넓힐 계획"이라며 "단 아직은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과 시기를 밝힐 수 없는 단계"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부동산 관련 자산 관리의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부동산 연구팀을 신설했다. 부동산 전망 및 금융 등 전문적인 연구를 토대로 가계부채 문제에 대응함은 물론 부동산 관련 자산의 전략수립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동산 연구팀은 주택산업연구원에서 다년간의 부동산 정책 및 전망에 대한 연구경력과 현장의 실무경험을 보유한 홍석민 박사가 이끈다. 부동산 관련 전략수립에 필요한 실질적인 분석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설된 부동산 연구팀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집단대출에 대한 마케팅과 리스크 측면을 함께 고려한 사업성 분석을 비롯해 주변의 경제발전 가능성도 함께 분석해 자산 운영 전략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