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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 계열의 선박용 주물업체 캐스코가 '위기의 가을'을 맞고 있다. 실적악화로 인한 자본잠식의 그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 최근에는 작업장 내 사망사고까지 발생해 '설상가상' 국면에 처한 탓이다.
지난 9월10일 전북 정읍에 위치한 공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로 캐스코는 작업장에서의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에 부딪히고 있다. '래들'(용광로 쇳물 운반 기계)이 뒤집혀 20대 직원 두명이 끓는 쇳물에 목숨을 잃은 사고가 그것.
◆용광로 쇳물 흘러 직원 2명 사망…안전관리 소홀 '비난' 직면
유가족들은 현장에 안전통로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작업반장이 없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캐스코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문제삼고 나섰다. 유가족 측은 "사고가 난 래들은 캐스코가 최근에 도입한 신형으로 사용하기 전에 시험 운행을 하지 않았다"면서 "래들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 당시 처음으로 쇳물을 싣고 작동하다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기계결함과 사측의 안전관리 소홀이 이번 참사의 원인이라는 것.
그러나 회사 측은 "사고 당시 주변 작업시스템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안전통로도 있었다. 다만 1200도가 넘는 고온의 쇳물이 떨어지는 바람에 직원들이 미처 대처하지 못한 것"이라며 "현재 유가족들과 합의가 원만히 끝났다"고 설명했다.
아직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사와 경찰 발표가 남아있어 명확한 사고원인은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캐스코로선 이래저래 '참사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처지다.
인명사고에 앞서 캐스코를 둘러싼 악재는 올 들어 계속됐다. 자본잠식 상태에서 실적까지 나아지지 않자 LS그룹의 '돈 먹는 하마'라는 혹평까지 받고 있는 것.
지난 2005년 5월 설립된 캐스코는 LS전선의 계열사인 LS엠트론과 삼양그룹 계열사 삼양엔텍, 그리고 두산 계열의 두산엔진이 각각 50%, 37.7%, 12.3%를 출자해 만들어진 회사다. 국내 대표적인 주물생산업체인 LS전선과 삼양중기의 주물사업부를 하나로 합치고 선박용 엔진제조업체인 두산엔진이 고객사로 참여하는 형태를 취했다. 무엇보다 각 분야 선두기업의 합작인 데다 구자열 LS전선 회장과 김윤 삼양사 회장이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이라는 점에서 설립 당시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자본잠식 상태 등 불안한 재무구조…자금 쏟아부은 LS엠트론에 '골칫거리'
그러나 세계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캐스코는 주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89억원의 당기순손실(연결재무제표 기준)을 내는 등 2008년 적자전환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거듭했다. 초기 자본금 148억원으로 시작한 회사 자본상태도 부채만 600억원대로 치솟았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LS그룹은 캐스코 끌어안기에 나섰다. 지난 7월 모회사인 LS엠트론을 대상으로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캐스코의 지분 83.79%를 보유하고 있던 LS엠트론은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율을 93.5%까지 높였다. 그러나 두산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두산엔진의 지분율은 16.21%에서 6.5%로 대폭 축소됐다.
'악재'는 캐스코가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3사간 균열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두산의 유상증자 미참여에 앞서 이미 삼양엔텍은 지난 3월 캐스코의 보유지분 전량을 LS측에 매각하고 합작관계를 청산했다.
자연스레 시장에서는 LS엠트론이 캐스코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껴안고 있는 상태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캐스코가 경기 부진 등으로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모회사의 자금 지원으로 생존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LS엠트론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캐스코를 둘러싼 시선이 곱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모회사로부터의 자금지원이 이번 한차례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캐스코는 지난해 말 기준 30%인 자본잠식률이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해도 여전히 실적 부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LS그룹 측은 "캐스코의 실적이 저조한 것은 전체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안좋아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선박용 주물업체의 특성상 향후 선박시장이 활성화되면 다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 LS의 또다른 '골칫거리' 알루텍
캐스코와 함께 같은 LS그룹의 계열사인 알루텍 역시 올 들어 '미운 오리새끼'로 평가받는 회사 중 하나다. LS전선의 자회사인 알루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431억원을 달성했지만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캐스코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당기순손실과 자본잠식으로 인해 모기업인 LS전선으로부터 자금을 수혈했지만 올 상반기 또다시 순손실이 발생한 것.
창호 제조기업인 알루텍은 지난 2010년 적자전환한 이후 지속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 앞서 LS전선은 2005년 알루텍에 커튼월 사업을 양도하는 등 핵심분야로 키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지만 실적 부진에는 해결책이 없었다. 급기야 지난 6월 LS전선도 알루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0억원을 지원하며 알루텍 살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알루텍을 놓고도 재계에서는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향후 LS전선의 자금수혈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LS전선은 2009년 12월 알루텍의 유상증자에 참여, 50억원을 수혈했지만 이후 알루텍의 재정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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