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신의 직장' 기준은 두가지로 모아졌다. 정년보장이 안정적으로 여겨지는 공기업들 중에서도 최근 정년 연장이 활발하게 논의되는 곳들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그러나 안정성만으로 취업희망자들의 마음을 잡기에는 역부족. 해외진출 등 신성장동력 찾기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좋은 성적을 나타냈다. 미래 글로벌 인재들이 원하는 공기업의 모습을 살펴봤다.
◆ 한국전력 압도적 1위
이번 조사에 참여한 취업 대상자는 총 1145명. 모두 115개의 공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공기업 지원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은 총 384명으로 전체의 30.4%에 달했다.
공기업 중에서 선호 기업을 답변한 761명의 응답자 중 한국전력공사를 '공기업 신의 직장' 1위로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다. 총 243명이 선택해 21.2%의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남자는 전체 652명 중 178명(27.3%), 여자는 전체 493명 중 65명(13.2%)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다른 공기업들의 선호도가 최대 3%에 그치는 데 비해 한전의 경우 20%를 웃돌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점이다.
2위를 기록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는 전체 38명이 선택해 3.2%의 선호도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25명(3.8%)이 꼽았고, 여성 선택자는 12명(2.4%)이었다. 3위와 4위는 수자원공사와 산업은행으로 나타났다. 수자원공사는 전체 2.2%인 25명이 선택했으며 산업은행은 전체 24명이 선택해 2.1%의 선호도를 보였다. 5위는 한국관광공사로 전체 22명(1.9%)이 선호 공기업으로 꼽았다. 남성(4명. 0.6%)에 비해 여성(18명.3.7%)의 취업 선호도가 높았다.
6위부터 10위까지의 그룹에는 한국도로공사, SH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코레일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의 선호도는 1.8%(응답자 21명)~1.2%(응답자 14명)로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 안정성은 기본, 세계시장 누벼야 '진짜 신의 직장'
잡코리아의 황선길 본부장은 “공기업은 고용안정성을 보장받으면서 동시에 대기업에 버금가는 사회적 인정, 복지 수준, 삶의 여유 등 한번에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직장으로 선호하는 취업 희망자들이 많다”며 “그 중에서도 상위권의 기업들을 살펴 보면 일상생활과 밀접한 기간산업이라는 공통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고 노출되는 만큼 기업의 위상 또한 높게 인지하게 되고, 그 같은 이미지가 취업희망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 중에서도 취업희망자들의 선택을 가름한 요인은 크게 두가지로 분석됐다. 안정성과 비전이다.
공기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고용 안정성’은 대부분의 공기업들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한전, LH공사, 수자원공사 등은 공기업 중에서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등이 활발하게 시행되는 곳들이다. 한전은 지난 2010년 단체협약를 통해 정년을 60살로 2년 연장하되, 56살을 기준으로 이후 4년 동안 평균 80%의 임금을 받기로 했다.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는 LH공사 수자원공사 등은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월급의 10~30%까지 삭감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비롯해 신성장동력 찾기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대체로 좋은 성적을 나타낸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사회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경우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비전을 중시하는 최근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경우 높은 부채비율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해외진출이 취업희망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1년 기준 한전은 총 자산 136조원에 부채만 82조원으로 부채비율이 153%에 이른다. 하지만 3% 수준인 해외사업의 비중을 2020년 5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월 해외사업 부문을 대폭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글로벌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09년엔 아랍에미리트 원전 사업에 진출하는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LH공사는 지난 2011년 기준으로 자산이 158조원으로 부채 비율만 468%에 이른다. 때문에 공기업 최대 자산 규모임에도 취업희망자들의 선호도에서 1위에 큰 폭으로 뒤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역시 최근 활발한 해외진출이 좋은 평가를 받아 안정적으로 2위권을 지켰다. 최근 민관협력을 통해 해외신도시 개발사업 등 국내 건설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광역상수도 사업, 다목적 댐 건설·관리 등 기술력을 쌓아온 수자원공사 역시 향후 ‘글로벌 톱 3의 물기업’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 신흥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동남아 금융시장에 활발하게 진출 중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한국관광공사 등이 높은 선호도를 보인 데는 이 같은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의 직장 뚫으려면 / 이경숙 한전 인사팀장 “안정적이라고? 도전정신이 중요!”
누구나 원하는 신의 직장, 수많은 공기업 중에서도 1위를 차지한 한전에 입사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한국전력의 인사를 책임지고 있는 이경숙 인사팀장은 “많은 수험자들이 가장 오해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실제로 입사에 스펙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가 밝히는 한전 채용의 핵심 가치는 다름아닌 ‘Global KEPCO 인재상’. 최근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며 외국어 회화능력을 꾸준히 향상시키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단순히 어학능력이 뛰어난 인재보다는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 먼저 찾는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공기업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인 고용이 안정적이라는 것은 일을 안하고 가만히 있다고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진 성취지향적 지원자들이 전형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전형과정 역시 어학이나 필기시험의 절대적 영향력을 배제하고, 자기소개서와 인적성 검사의 비중을 강화하는 등 다원화된 심층 역량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면접 과정에서 흔히 하는 실수는 무엇일까. 수험생들 중 상당수는 취직을 바라는 간절함이 지나쳐 과도한 준비로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심사위원들에게 사탕을 나눠주기 위해 준비해 왔다 면접장에서 회수를 당한 수험자의 사례도 있을 정도다.
이 팀장은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면접 위원의 질문에 간결하고 명확하게 답변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는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고 그 경험을 진솔하게 표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