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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해 전국의 교수들이 한해를 돌아보며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2012년에는 '거세개탁'(擧世皆濁)이 꼽혔다. 혼탁함이 한국사회에 만연한 가운데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지난 2012년을 뒤덮었던 '혼탁함'은 경제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장기화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확실성과 혼란스러움이 시장을 지배했다. 새해를 맞이함에 있어서 지난해를 먼저 되돌아보는 것은 단순한 정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2013년이 지난해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데자뷰'(deja vu)를 예견할 만큼 지난해의 침체와 불확실성의 국면이 반복될 여지가 높아 보인다. 이처럼 희망보다는 고난이 먼저 그려지는 계사년(癸巳年)이지만, 리스크에 대비한다면 위험은 그만큼 줄어들고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머니위크>는 새해 증시를 비롯해 금리, 환율 등 돈의 흐름을 짚어보고, 최근 극심한 한파를 겪은 부동산시장의 활성화 여부를 전망해봤다. 아울러 산업계 기상도도 관측해봤다.
지난해 증시는 오래된 연인의 밀고 당기기 만큼이나 지루했다. 투자자들은 일년 내내 계속된 이벤트에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다. 그렇지만 감정의 진폭은 크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감성이 무뎌진 투자자들은 그저 주식시장을 바라보기만 했다. 증시도 큰 출렁임이 없었다.
작년 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시적으로 움직이던 국내 증시는 2분기 들어 다시 불거진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하강 우려에 좁은 박스권에 갇혔다. 지난해 코스피의 변동성은 역대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좁은 박스권을 탈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보다는 대내외 리스크를 하나씩 해소하는 과정에서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체 시장의 흐름은 1분기까지 조정국면이 이어진 다음 연말까지 완만하게 상승하는 나이키형 패턴이 예상된다"며 "2분기 이후에는 미국의 제3차 양적완화 효과 가시화 등이 주식시장의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최고 2400…'상저하고'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1825~2278.94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고점을 가장 높이 제시한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으로 코스피가 2400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2360)와 신영증권(2340), 한화투자증권(2330), 삼성증권(2300), 키움증권(2300), 한양증권(2300), 현대증권(2300) 등도 코스피지수가 2300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디레버리징과 재정절벽, 가계부채, 신정부 정책 등은 부정적이지만 유럽 재정위기의 진정, 한국 기업 이익의 안정성, 낮아진 시장 변동성은 긍정적"이라며 "올해 코스피지수는 1780~240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 예상치를 가장 보수적으로 제시한 곳은 교보증권이다. 교보증권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1750~2150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수의 흐름은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세가 강해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하반기로 갈수록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하락 및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로 제한된 박스권 등락을 보이겠지만 하반기에는 유럽 금융동맹안 구체화, 미국 주택 및 소비세 강화 등으로 상승추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올해 1~2분기 중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이때를 매수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강현철 팀장은 "올해 주식시장의 출발점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지난 몇년간 확인된 것처럼 위기 극복과정에서의 글로벌 공조에 대한 믿음과 신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 부양 가능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연초 시장의 조정을 추세적 위험 하락이 아닌 주식 비중확대의 좋은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반기에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가 각국의 정권교체 등 여러 정책적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1분기부터 점차 살아날 것"이라며 "증시는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는 1분기 중반부터 상승세로 진입해 글로벌 금리 상승 부담이 나타나는 3분기 초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작년 12월 150만원을 돌파하며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사진_뉴스1 이동원 기자
◆IT 올해도 '씽씽'…이익성장안정株도 주목
유망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기기가 판매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및 정유업황의 안정화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석유·화학업종, 연구개발 성과 가시화에 따른 실적 모멘텀 및 노령화 수혜가 예상되는 제약·바이오주도 관심을 높여야 할 업종이다.
금융은 하반기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업종으로 분류된다. 김재홍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융주는 저금리·주택경기 불황·부실PF 등의 요인으로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허들로 작용했던 요인들이 제거되거나 완화되면서 금융주에 대한 투자유인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 상반기 중 금리인하 사이클이 소멸되면서 은행의 마진압박이 완화되고 하반기에는 주택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종목으로는 삼성전자가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뽑혔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올해 1분기에도 스마트폰에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투자포인트인 자체 핵심부품과의 시너지에 따른 스마트폰 성장 지속, 태블릿PC에서 시장지배력 확대, 부품에서의 가격 주도권 확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도 유망종목으로 거론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일부 선두업체만 고마진을 향유하던 IT의 경쟁구도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후발주자들의 참여가 가능한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짧은 제품 사이클에 빠르게 대응하는 경쟁력과 최고의 부품 원가 경쟁력 및 우수한 공급망, 글로벌 유통력 등을 갖춘 LG전자와 하이닉스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점에서 이익 성장이 안정적인 주식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타난 저성장 국면은 길면 2015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이런 국면에서는 고성장보다는 안정적으로 꾸준히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익의 증가율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성, 재무구조에 대한 재평가가 투자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미국IT 하드웨어는 2009년 이후 안정성장 형태의 이익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미국 내에서 주도주가 됐고 운송의 경우도 2009~2011년 비슷한 양상의 이익 개선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국내에서는 철강주들이 2006년 4월 이후 2007년까지 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면서 주가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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