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이나 증여가 있는 경우 납세자는 법에서 정한 신고납부기간 내에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그 다음 국세청은 납세자가 신고한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를 검증한다. 또한 신고를 하지 않은 상속·증여재산이 있는지도 살펴보게 된다.
국세청이 납세자가 신고를 잘못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상속재산 또는 증여재산을 발견한다고 해서 무조건 다 과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세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있다. 이 기간이 지나면 국세청은 잘못 신고하거나 누락한 재산을 발견한다고 해도 세금을 과세할 수 없다. 이러한 기간을 제척기간이라고 한다.
제척기간이란 국가가 세금을 과세할 수 있는 권리의 행사기간을 말하는 것인데, 제척기간이 경과되면 납세자가 세금을 내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더라도 국가는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리가 소멸되므로 세금을 부과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제척기간이 지났다면 납세자가 상속세나 증여세를 탈루했다 하더라도 국세청에서 세금을 추징할 수 없다.
◆일반세금보다 2배 긴 상속·증여세 제척기간
세금의 제척기간은 상속·증여세와 그 외의 일반세금에 다르게 적용된다. 상속·증여세는 대부분이 가족간의 거래여서 밖으로 노출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일반세금보다 2배나 긴 제척기간을 적용한다.
일반세금의 제척기간은 5년이고 신고기한 내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7년이다. 또 사기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탈세한 경우에는 제척기간이 10년이다.
사기나 기타 부정한 방법이란 다음과 같은 행위를 말한다. 1. 이중장부의 작성 등 장부의 거짓 기장 2. 거짓 증빙 또는 거짓 문서의 작성 및 수취 3. 장부와 기록의 파기 4. 재산의 은닉, 소득·수익·행위·거래의 조작 또는 은폐 5. 고의적으로 장부를 작성하지 않거나 비치하지 않은 행위 또는 계산서·세금계산서 또는 계산서합계표·세금계산서합계표의 조작 6. ERP 프로그램의 조작 또는 전자세금계산서의 조작 7. 그밖에 위계(僞計)에 의한 행위 또는 부정한 행위
그러나 상속세와 증여세의 제척기간은 법정신고기간이 지난 시점부터 계산해 10년이다. 다만 신고를 하지 않거나 부정행위로 세금을 탈세하거나 거짓신고 또는 누락신고를 한 경우에는 15년의 제척기간을 적용한다.
거짓신고 또는 누락신고란 ▲신고를 하면서 거짓으로 부채가 있다고 신고해 공제를 받은 경우 ▲등기나 등록을 해야 하는 재산을 상속이나 증여를 받고 등기나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 ▲예금·주식·채권·보험금 등 금융재산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상속 또는 증여한 재산가액이 50억원 이상이면서 다음의 경우에는 해당재산의 상속 또는 증여가 있음을 안 날부터 1년 이내에 상속세 및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 즉 국세청에서 상속 또는 증여를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는 세금을 과세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제척기간의 만료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언제든지 국세청에서 발견하기만 하면 과세할 수 있다. 다만 상속인이나 증여자 및 수증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① 제3자 명의로 되어 있는 피상속인이나 증여자의 재산을 상속인이나 수증자가 소유하고 있거나 자기명의로 실명 전환한 경우 ② 피상속인이 계약한 후 명의가 이전되고 있는 과정에서 상속이 일어나 그 재산을 상속인 명의로 이전하는 경우 ③ 국외의 재산을 상속받거나 증여받은 경우 ④ 등기나 등록을 하지 않는 재산 즉 유가증권·서화·골동품을 상속 또는 증여받은 경우 ⑤ 수증자의 명의로 돼 있는 차명 금융자산을 수증자가 보유하고 있거나 사용·수익한 경우
◆사례로 보는 제척기간
제척기간은 법이 정한 신고기간의 말일이 지난 다음날부터 계산을 한다.
현재 상속세는 상속이 개시된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내에 신고 납부해야 한다. 또 증여세는 증여를 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내에 신고·납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1. 2013년 1월5일 부모님이 사망한 경우에는 1월5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인 1월31일로부터 6개월 후인 2013년 7월31일까지 상속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이 경우 제척기간은 2013년 1월5일부터 10년이 아니라 2013년 7월 말일의 다음날인 2013년 8월1일부터 10년이 된다. 따라서 2022년 7월31일까지가 국세청에서 잘못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제척기간이다.
#2. 2013년 1월10일 현재 자녀에게 2억원의 주택 임대보증금을 증여하고 증여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다면 국세청은 2013년 1월 말일부터 3개월이 되는 4월30일의 다음날부터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 즉 2013년 5월1일부터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데,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15년의 제척기간을 적용하면 2028년 4월30일까지는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
#3. 60억원짜리 그림을 상속받았지만 국세청에서 그림의 존재를 알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상속받은 사람이 사망하지 않는 한 국세청은 그 그림이 상속받은 재산이라는 것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상속세를 부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