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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자력발전소와 관련된 부품 비리로 인해 국내 원전들이 대거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여기에 때 이른 무더위가 겹치며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전력거래소는 11시20분 예비전력이 350만kW 미만으로 떨어져 전력수급경보 관심단계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관심경보 발령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몇 해 전부터 여름만 되면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 '블랙아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블랙아웃이란 전기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해 도시나 넓은 지역의 전기가 동시에 모두 끊기는 최악의 정전사태를 말한다.
증권시장에서는 이러한 블랙아웃의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며 '스마트그리드'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 스마트그리드, 대체 뭘까
스마트그리드란 지능형 전력망을 뜻하는 용어다. 풀이하면 전력망에 IT를 결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는 전기요금이 저렴해질 때 전기를 쓸 수 있고, 생산자는 소비자의 상황에 맞춰 전력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전력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어서다.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IT제품의 다양화와 TV 등 스크린의 대형화로 인해 전력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에너지에 대한 보급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스마트그리드가 전력관리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전력소비량은 연평균 3.4% 증가해 7710억kwh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정부는 이를 에너지절감, 스마트그리드 등의 방법으로 15% 감축해 6553억kwh로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2027년까지 전력예비율을 22%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래 전력관리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그리드다. 지능형전력망협회는 국내 스마트그리드산업이 2015년까지 건설 분야는 2조3000억원, 제조 분야는 4조6000억원, 서비스 분야는 4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2010년 발표한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스마트그리드시장은 총 123조10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스마트그리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리서치업체인 프로스트 앤 설리반(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그리드시장은 지난 2011년 289억달러에서 2017년 1252억달러로 연평균 28%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스마트그리드 정책이 수립된 국가는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중국, 일본, 한국, 브라질 등 9개 국가로,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아시아 등이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스마트그리드, 새정부 핵심사업
증권가에서는 스마트그리드가 알고 보면 새정부의 핵심사업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번 정부 들어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전국적 스마트그리드 기반 조기구축을 국정과제로 채택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초기 구축에 나서 2014년부터는 거점지구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정부의 창조경제에 스마트그리드가 주요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신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창조경제는 산업·통상·자원을 포괄하는 융합을 통해 실물경제의 부흥을 가져가는 것이다.
그는 "에너지 수입국가로서 한국은 특히 에너지의 효율적인 관리가 우선시 돼야 하며 에너지 수급문제에서 효율화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정책을 통해 재정을 감축하고 경제적인 산업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책당국의 과제"라며 "따라서 각 산업간의 융합(IT·에너지·통신)을 통한 시너지를 도출해낸다는 창조경제의 의미와 가장 부합하는 스마트그리드가 신정부의 에너지정책의 핵심사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스마트그리드 관련주에 관심
증권업계가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로 꼽는 종목은 적지 않다.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부는 한국전력, 삼성SDI, SK C&C, 효성, LS산전, 포스코ICT, 피에스텍, 비츠로셀, 아이앤씨, 누리텔레콤, 옴니시스템 등을 관련주로 꼽았다.
한국전력의 경우 중장기 지능형 전력계량인프라(AMI) 구축계획을 수립했으며, 2020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보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스마트그리드 사업 전반을 주도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SDI는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장치인 ESS(에너지 저장장치)의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에 이어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인 에넬(ENEL)사의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에 ESS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 C&C는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에 참여했다. 스마트빌딩, 스마트운송, 스마트신재생에너지 등 3개 부문을 맡아 운영한다.
효성의 경우 스태콤(송배전 시 손실되는 전압을 보충해 전력운송의 안전성을 높이는 설비)과 전기자동차 충전시스템 등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LS산전은 스마트미터, 지능형검침인프라,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스마트그리드 관련사업에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관련주로 분류된다.
포스코ICT는 철강기업 중심으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두산중공업의 수주를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향후 중공업과 화학분야로 관련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올해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1000억원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향후 8년간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전국의 모든 가구에 지능형 전력계량기를 보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디지털 전력량계를 생산하고 있는 피에스텍이 수혜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츠로셀은 스마트그리드망 구축에 필수적인 스마트미터기 전원용 1차 전지를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 중국 등에 수출도 하고 있다. 아이앤씨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핵심인 원격검침인프라(AIM)용 전력선통신(PLC) 모뎀칩 사업에 진출했다.
누리텔레콤은 무선통신 솔루션 전문업체로 스마트그리드 관련사업인 소비자 측 스마트그리드 원격검침인프라 사업이 주력사업이며, 옴니시스템은 디지털 전력량계 및 원격검침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보급한 회사로 현재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슬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스마트그리드는 여름철 블랙아웃 해결이라는 단기적인 이슈가 아니라 환경문제 해결, 대체에너지 활성화, 에너지효율 향상 및 블랙아웃 해결 등 국가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으로 장기적으로 관심 가져야 할 이슈"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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