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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멀지 않은 곳에서 회색 건물 숲의 숨통을 트여주는 공공미술은 어느덧 도시 생태의 일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공공미술품은 누구의 작품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치기 쉽지만,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고 다시 본다면 도심산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대형건물 앞이나 공원에서 미술품을 발견하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이 된 것은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가 개정된 1995년부터다. 이후 다양한 예술품들이 설치되기 시작했고, 지역의 랜드마크 처럼 친숙하게 자리 잡은 인기작품들도 생겨났다.
◆도시와 여행지에서 만나는 미술품
서울의 공공미술 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종로구 흥국생명 본사 건물을 장식하는 '망치질 하는 사람'이 꼽힌다. 미국의 설치미술가 조나단 보롭스키의 2002년 작인 이 작품은 1분17초에 한번씩 팔이 움직이며 망치질을 한다.
22m에 달하는 거대한 사이즈 때문에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형체와 움직임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조나단 보롭스키의 작품은 프랑크프루트, 바젤, 시애틀 등에 이어 7번째로 서울에 설치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겨울, 흥국생명이 신생아를 살리기 위한 모자 뜨기 캠페인에 참여하며 망치질 하는 사람에 붉은 털모자를 씌우기도 해 지나가는 사람들을 미소 짓게 했다. '망치질하는 사람'은 노동의 숭고함,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독을 담아낸 작품으로 광화문 인근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화곡동 귀뚜라미그룹 본사 앞에서도 보롭스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하늘을 향해 걷는 사람들'이라는 제목 그대로, 기울어진 30m의 기둥에 사람들이 올라가는 형상을 표현한 이 작품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인류를 상징한다.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트리니티 가든에는 키치적인 요소를 극대화해 현존하는 작가 작품 중 최고가를 웃도는 아티스트 제프쿤스의 작품 '세이크리드 하트'가 설치돼 있다. 이 작품은 하트모양의 보라색 포장지를 연상시키는 친근한 형태의 스테인리스 작품으로, 추정가 3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로도 눈길을 끌었다. '세이크리드 하트'가 설치될 당시, 신세계백화점은 쇼핑백 인테리어 등 백화점 전체를 작품과 콜라보레이션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제프쿤스와의 협업은 실제 작품을 설치하며 작품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아트마케팅을 통해 기업과 예술의 윈윈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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