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재건 프로젝트' 노력에 현지서 극찬… 김승연 회장 부재에 추가수주 불투명
지난 7월13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가량 떨어진 비스마야 일대 신도시 건설현장. 섭씨 50도를 육박하는 사막의 무더위 속에서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강창희 국회의장단 일행이 이곳을 찾아왔다.
그들이 찾은 건설현장은 바로 한화건설이 지난해 5월 수주한 80억달러 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인 곳이었다. 당초 국회의장단은 7월3일부터 15일까지 케냐와 탄자니아 등을 순방할 계획이었으나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현장에서 국내 건설 근로자들이 연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는 소식에 발걸음을 옮겨왔다.
◆강 의장 "분당급 명품신도시 건설"
이날 국회의장단은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을 비롯한 한화그룹 관계자들과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을 방문해 임직원 400여명을 만나 오찬을 함께하며 노고를 격려하고 현장을 둘러봤다.
강 의장은 현지 임직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세계 곳곳에서 수행하고 있는 건설 노력과 역사의 결정체인 동시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이룩한 글로벌 경영의 성과"라고 호평했다.
강 의장은 이어 "분당급 규모의 신도시 건설이라고 들었는데 분당급 신도시보다 훨씬 나은 명품 신도시를 만들어달라"며 "이를 통해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다른 기업 진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분당신도시(1960만㎡)와 비슷한 수준인 1830만㎡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이 사업은 국내 기업이 해외수주한 역대 단일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로 손꼽힌다. 한화건설은 2020년까지 도로 상·하수관로 등 기반시설을 포함해 10만가구, 60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짓게 된다. 하루 평균 2만6000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6400톤의 콘크리트가 사용되는 대공사다.
강 의장은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국내 연관산업 발전, 100여개 협력사의 동반진출 등을 이룰 수 있는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라며 "7년 뒤 인구 60만의 비스마야 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전세계가 대한민국 건설의 힘에 또 한번 놀라게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오찬을 마친 뒤 의장단 일행은 둘레 20km에 달하는 현장 외곽펜스와 PC플랜트 공사현장 등을 둘러봤다. 세계 최대 수준의 현장규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동행한 사미 알 아라지 NIC(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의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신의 도움이 있었고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술·경제적인 발전뿐 아니라 양국간의 정치적 발전도 도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베이스캠프 공사와 부지조성, 도시인프라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캠프 및 PC공장을 비롯한 건설자재 생산공장은 약 5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주택 건설공사는 내년 1월 착공해 2015년부터 매년 2만가구씩 5년에 걸쳐 10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기업 이라크 진출 확대 교두보
강 의장은 이날 바그다드에 위치한 총리공관을 방문,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만나 이라크 재건사업과 관련해 한국기업의 이라크 진출 확대를 위한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의장단과 함께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와 김현중 부회장이 함께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알 말리키 총리는 "현재 한화건설이 진행 중인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순조로운 진행에 만족하고 있으며 한국기업의 기술력과 근면함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2017년까지 300조원 규모로 계획된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에 한국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에는 100여개 국내외 중소 자재 및 하도급업체와 1000여명에 이르는 협력업체 직원이 진출할 예정이다. 향후 이라크 재건사업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경우 관련 국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까지 이라크의 재건사업 규모는 주택부문 800억달러, 교통인프라 460억달러, 에너지 800억달러 등 2750억달러로 추산된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이라크 경제협력포럼'에서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을 소개하는 한화건설의 영상이 나오자 알 말리키 총리 일행이 "한화, 퍼스트(First)! 한화, 퍼스트!"를 연발한 뒤 김승연 회장의 안부를 묻고 쾌유를 기원한 바 있다. 한화그룹과 김승연 회장에 대한 이라크정부의 두터운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 의장은 "한국은 6.25 전쟁의 상흔을 딛고 전후복구와 산업화의 과정을 경험했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기업들은 차별화된 역량과 기술력을 축적해왔다"며 "한화그룹을 비롯한 한국기업들이 더욱 다양한 사업분야에 진출해 이라크 재건에 힘을 보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현장 투입인력 가운데 10%는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50대 후반의 중동 건설 경험자로 선발하고 나머지 90%는 청년층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김승연 회장이 강조하는 능력중심의 인재채용 경영철학을 반영해 고졸 출신 채용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승연 회장 부재로 100억달러 추가수주 답보
지금까지의 좋은 관계에도 불구하고 한화건설을 비롯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계속해서 이라크 재건사업을 따낼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알 말리키 총리가 한화건설에 맡기겠다고 약속한 발전·정유시설, 태양광 등 100억달러 규모의 사업이 김승연 회장의 공백으로 답보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100여명의 이라크TFT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차례 이라크 현지를 방문하며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의 수주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이라크 재건사업에 용기와 신뢰를 보여준 김 회장에 대한 이라크정부의 신뢰가 두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는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국가는 신뢰를 중시하는데 테러 위험을 무릅쓰고 수차례 이라크를 방문한 김 회장에게 대단한 호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중 부회장 역시 "(김 회장의 부재로) 현재 2·3단계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에게 이라크 재건시장의 선점효과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라크 재건사업을 두고 향후 한-이라크 관계가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선두주자 한화건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