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행인을 치어 다치게 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제공하는 교통사고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전거로 보행자를 충격한 사고의 연간 발생 건수가 2005년 226건이었던 것이 2012년에는 791건으로 7년간 무려 3.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작년도 사고증가율은 37%로 통계기간 중 두 번째로(2008년 55%) 가파른 증가세가 확인되었다.
자전거·보행자 교통사고 발생 현황(2005-2012)교통사고통계 중 '사고유형별 1당자사 차종별 교통사고' 현황에서 1당사자(사고를 유발한 측)가 자전거이고 사고유형이 '차 대 사람'인 경우를 추려낸 자료이다. 사고가 급증한 해는 2008년과 2009년, 이후 두 해 동안 증가율이 둔화되었다가 작년에 다시 폭증했다./이미지=신병철 자전거를 탐으로써 건강을 챙기고 지구환경 개선에도 이바지하는 것은 좋으나 자전거인(자전거 이용자)이 늘어갈수록 '자전거에 들이받혀 사고를 당한' 교통사고 피해자가 증가했음은 쉬이 넘겨서는 안 될 심각한 문제다. 2012년 발생한 791건의 사고에서 사상자 수가 850건으로, 발생 건수보다 사상자 수가 59명이 더 많음은 보행자를 충격한 자전거인도 다쳤음을 알려준다. 사고를 낸 자신의 건강까지 해친 것이다.
사고유형별로 살펴보면, 보행자가 차도를 횡단 중에 자전거에 치인 경우가 150건(19%)이고 인도에서 걷다가 들이받힌 경우는 141건(18%)이었다. 더군다나 차도를 횡단하는 보행자를 친 사고에서 사망자가 무려 3명이나 되었다. 자전거인으로서 슬프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두가 각성하고 다른 이들에게 피해주는 일 없도록 조심에 또 조심해야겠다.
<b>우리사회에 비극을 가져다주는 문명의 이기들.. 자동차 1만대는 연간 169명에게 비극을 안긴다</b>
자책은 이쯤하고 보다 넓은 시각에서 교통사고통계를 들여다보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력으로 달리는 자전거조차 주변사람들에게 상처를 줌이 현실인데 강력한 엔진을 달고 끊임없이 매연을 내뿜으며 육지의 어떤 동물보다도 시끄럽게 빨리 달리는 차량들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비극을 안겨주고 있을까?
차량 종류별로 1년 동안 발생시킨 교통사고 사상자의 수를 차량 등록대수로 나누면 어떤 차종이 얼마나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있는지 비교가 가능하다. 이에 '연간 1만대의 차량이 교통사고로 양산하는 사상자의 수'를 '비극생산률'로 정의하고 도로교통공단과 통계청이 제공하는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2012년 차종별 비극생산률 현황을 작성해보았다.
차종별 비극생산률(2012년)분석에 사용된 자료는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통계 중 '1당사자 차종별 2당사자 차종별 교통사고' 현황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자동차등록대수현황' 및 '이륜차신고현황'이다. 자전거는 등록대상이 아니므로 국내 자전거 보유량 1200만대(2009년, 당시 행정안전부) 중 1/4인 300만대로 최소화 설정했다(수량을 크게 잡을수록 비극생산률이 낮아짐). 오토바이와 자전거는 운전자가 차량 외부에 노출된 상태로써 자동차와 충돌할 경우 사고를 유발한 본인이 다칠 가능성이 현저하다./이미지=신병철 분석결과 자동차의 비극생산률은 169명, 오토바이는 95명, 자전거는 13명이다. 이로부터 각 차량의 동호회 회원들이 올 한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할 것인지 예측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회원수 7000명의 자동차 동호회원들은 지금부터 내년 이맘때까지 118명(169×0.7), 회원수 1만2000명의 자전거 동호회원들은 16명(13×1.2)에게 부상을 입히고 피해자 중 일부는 사망할 것이다.
자동차의 비극생산률은 자전거의 13배나 된다. 게다가 자동차의 '매연'이 전 국민적 지탄을 받는 대상으로 떠오른 '흡연'보다 주변사람들에게 덜 해로울리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에 (생계 목적을 제외하고도) '자동차는 필수품'이란 인식이 보편적인 이유는, 어쩌면 사람들이 '가해자'를 '권력자' 또는 '승리자'로 널리 오해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동차 운전면허는 '007 살인면허'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