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년 전만 해도 회사에서 직원을 뽑을 때 '높은 임금'을 우선조건으로 내걸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인력을 뽑을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 최근 글로벌 HR컨설팅회사인 랜드스타드는 보고서를 통해 요즘 고학력 구직자들은 높은 임금보단 '얼마나 존중받는지'를 직장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일이 재미있는지', '회사의 위치와 근무환경',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등을 꼽았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들이 더 이상 경제적 보상만으로 훌륭한 인재를 유인하고 직원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테레사 아마바일 교수는 흥미로운 연구를 했다. 사람들이 직장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조사하기 위해 5개월 동안 7개 회사 직원 238명을 대상으로 1만2000여건의 일기를 수집했다. 일기에는 하루 일과 중 마음에 남는 일과 그것에 대한 느낌이 적혀 있었다.

아마바일 교수팀이 일기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접한 직원들의 감정은 놀랍게도 '고용불안'이었다고 한다. 예컨대 보고를 위해 상사에게 미팅을 요청했는데 빨리 답변을 주지 않으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 '벌써 이틀이나 지났잖아? 우리 팀장님은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이 없으신가봐. 이 프로젝트가 회사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건가? 아니면 내가 회사에 별로 중요한 사람이 아닌 건가? 이러다가 짤리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상사에게 '존중'받지 못한 직원은 스스로 회사에서 중요하지 않은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무기력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하는 '꿈의 직장'은 어떤 곳일까. 많은 이들이 직원 복지가 잘 돼있는 '구글'과 같은 외국기업을 떠올릴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직원 존중'이라는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꿈의 직장으로 떠오른 회사가 있다. 바로 성능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제니퍼소프트'다.

이 회사는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도 살아남는다'는 기업이념에 따라 사옥 1층엔 직원들을 위한 카페를, 지하에는 수영장과 스파를 만들어 업무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호텔 출신 셰프가 직원들의 식사를 직접 담당하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회사로 데려와서 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이뿐 아니라 출산축하금, 장기 유급휴가 등 직원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성능관리 솔루션업계 1위로서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부럽긴 하지만 규모나 업종이 다른 모든 기업이 제니퍼소프트를 그대로 따라 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이 회사가 전하는 '직원 존중'의 경영철학은 모든 기업의 경영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렇게 대단한 제니퍼소프트에게도 롤모델이 있다고 한다. 바로 'SAS'라는 미국 IT기업이다. SAS는 1976년 설립된 소프트웨어회사로 미국 포춘지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에 10년 연속으로 선정된 '꿈의 직장'의 원조격인 회사다. SAS의 짐 굿나이트 회장은 “나의 임무는 회사의 핵심 자산인 직원들이 아침에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며 직원들에 대한 존중을 강조한다. 두 회사의 경영철학이 완전히 닮은꼴이다.

꿈의 직장을 만들고 싶다면? ‘돈’으로는 한계가 있다. 직원들을 ‘존중’함으로써 그들이 즐기면서 꿈을 이룰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꿈의 직장’이 되는 최고의 전략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