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아울렛 사진=류승희 기자
마리오아울렛·W몰 각축 속 자리매김…하이힐까지 가세

해외 SPA(제조·유통일괄화) 브랜드의 범람과 불황의 긴 터널로 패션업체가 시름하는 가운데에도 오히려 승승장구하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가산동 패션타운이다. 주로 패션브랜드의 이월상품을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살 수 있어 실속파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주말에는 평균 30만명이 다녀갈 만큼 불야성을 이룬다.

가산동은 마리오사거리를 중심으로 터줏대감인 '마리오아울렛'을 비롯해 'W몰'과 올해 3월말 오픈한 '하이힐'까지 명실공히 패션타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옥신각신하는 사이 성장

올해로 각각 창사 33주년과 32주년을 맞는 마리오아울렛과 W몰은 창사이래 보이지 않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01년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처음 마리오아울렛 1관을 오픈할 당시만 해도 가산동은 산업단지로 지정돼 유통시설이 들어설 수 없었다. 홍 회장이 백방으로 손을 써가며 겨우 유통시설 건축이 허가되자 W몰이 들어섰다. 홍 회장으로서는 길 건너에 손 안 대고 코를 푼 격으로 입점한 W몰을 보는 눈이 좋을 리가 없다.

건물증축 역시 경쟁하듯 이뤄졌다. 지난해 3월, W몰이 리뉴얼 오픈한데 이어 6개월 후인 9월 마리오아울렛이 3관을 오픈하며 맞불을 놨다. 마리오아울렛은 오는 9월 중순 1관을 새단장하고 주차건물을 증축해 쇼핑공간을 더욱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아웃렛이어도 마리오아울렛과 W몰이 지향하는 바는 상이하다. 마리오아울렛은 대한민국의 모든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을 목표로 3개관을 운영하며 450여개(1관 재오픈 시 600여개)의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규모 면에서도 가장 큰 13만2000㎡(약 4만평)에 달한다.

W몰 사진=류승희 기자

반면 W몰의 규모는 새로 생긴 하이힐(7만9000㎡)보다 작은 4만200㎡(약 1만2200평)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매출 면에서는 W몰이 앞지른다. 마리오아울렛은 매출 면에서 다소 뒤지다가 3관을 오픈한 이후 W몰을 근소한 차로 따라잡고 있는 추세다. W몰의 지난해 매출액은 2900억원, 마리오아울렛은 2850억원이다.

이를 두고서도 양사는 서로 옥신각신한다. W몰이 마리오아울렛에 대해 "면적대비 매출의 효율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반면 마리오아울렛은 "MD구성공간을 넓힘으로써 쇼핑의 공간을 확보하고 개별 브랜드의 특징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하이힐까지 들어서며 아웃렛의 덩치가 커지자 W몰 역시 규모에 신경 쓰는 듯 사무실을 주변 건물로 이전하고 영업면적 1650㎡(500평)를 늘렸다. 이 자리에는 LG패션 여성브랜드 종합관, 제화, 여성, 잡화, 남성 등을 신설했다.

이렇게 양사가 경쟁하는 사이 가산동은 어느새 패션 특화지역으로 자리 잡은 게 사실. 조성원 W몰 기획홍보팀 부장은 "양사가 경쟁하면서 외부 손님이 유입되고 특화지역으로 자리 잡았다"며 "새롭게 생겨나는 하이힐을 비롯해 가산동 패션타운이 전과 달리 고급화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 새롭게 들어선 '하이힐'

업계의 파이가 커진다고 하지만 하이힐의 등장에 기존 아웃렛이 반가울 리는 없다. 좁고 밀집된 지역에 경쟁자가 하나 더 들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오픈 당시 마리오아울렛과 W몰의 인재들이 대거 하이힐로 옮겨가 손님은 물론 직원까지 뺏기는 양상이 벌어졌다. 마리오아울렛 출신 한상태 사장을 비롯해 W몰의 박찬현 전 영업총괄이사를 영입하는 등 인력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 

하이힐은 새롭게 들어선 만큼 이목이 집중되는 효과도 얻고 있다.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MD 구성에 집중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서 SPA 브랜드까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250개의 브랜드를 유치했다.

하지만 하이힐 시공 당시 졌던 PF대출채무는 하이힐의 경영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이힐은 임대업자인 세경디앤비가 PF대출로 자금을 충당해 한라건설이 시공을 맡아 세워졌다. 세경디앤비는 건물을 팔아 차익을 남기려고 하지만 팔리지 않았고 여전히 2000억원의 PF대출채무가 남아있다.

하이힐 측은 "채무해소를 위해 정상적인 담보 대출과 자산 유동화 차원에서 자산 매각 후 임차 경영하는 방향으로 관련 금융기관 등과 지속적인 조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아웃렛 관계자는 "2000억원의 채무가 있어 매월 적어도 6~7%에 달하는 이자만 해도 상당하다"며 "영업력을 높이지 않으면 금세 자금난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