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몸집 커져 수수료 협상 시 보험사 불리…'제판분리' 방침도 한몫
 
최근 국내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을 설립하거나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부화재는 올해 처음으로 자회사형 GA를 설립했다. 국내 몇몇 대형손해보험사들도 자회사형 GA 설립을 추진 중이며 대형생명보험사 역시 설립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대형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이유로 판매채널의 확대와 제판분리, 대형GA의 영향력에 대한 대응 등을 꼽는다. 현재 대두되고 있는 이러한 이유로 인해 보험사 사이에서 자회사형 GA 설립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동부화재, 자회사형 GA '동부금융서비스' 설립

동부화재는 지난 1월28일 자본금 70억원의 자회사형 GA인 '동부금융서비스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동부화재의 100% 자회사인 동부엠앤에스가 자본금 전액을 출자해 만든 회사로 초대 사장에는 황원기 전 동부화재 경인사업단장이 선임됐다.

자회사형 GA 설립은 동부화재가 처음은 아니다. 메리츠화재는 이미 메리츠금융서비스라는 자회사형 GA를 설립했고 AIG손해보험(컴퍼스어드바이저), 라이나생명(라이나금융서비스) 등도 자회사형 GA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생명 역시 자회사형 GA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부화재를 비롯한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판매채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윤제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동부화재의 자회사형 GA 설립과 관련해 "판매채널 다변화의 측면에서 고려된 것"이라며 "과거 10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보인 GA가 보험사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채널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의 설명처럼 국내 보험시장에서 GA의 몸집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 대형GA의 경우 2013년 상반기말 기준 손해보험 판매자격을 갖춘 설계사 수는 무려 2838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2573명)보다 265명 늘어난 수치다.

아울러 이 회사의 2012회계연도 손해보험 상품의 신계약 건수는 14만2242건이었으며 신규 모집실적은 517억5867만원이다. 신계약 건수는 전년(10만5231건)대비 35.2% 늘었으며 신규 모집실적 역시 전년(444억7896만원)보다 16.4% 증가했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GA의 덩치와 함께 실적 역시 대폭 늘어나자 보험사들이 크게 놀란 모습"이라면서 "이에 따라 자회사형 GA 설립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워진 TM영업, 자회사형 GA설립 도화선?

국내 보험사의 판매채널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보험사 소속 설계사를 통한 대면채널과 텔레마케터(TMR)를 활용한 비대면채널, 은행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보험 판매대리점인 GA다.

GA업계에 따르면 4가지 채널로 대표되는 보험사의 판매채널 중 비대면채널인 TM채널은 앞으로 시장에서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 3사의 정보유출 사태로 유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카드 3사의 정보유출 사태로 인해 TM채널은 한동안 영업정지상태를 맞았다. 지난 2월 TM채널의 영업이 재개됐지만 예전처럼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카드 3사의 정보유출 대란으로 인해 개인정보에 민감해진 고객들이 보험사의 가입유도 전화에 크게 반발해 예전처럼 영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게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대형GA 소속 설계사는 "카드 3사의 정보유출 사태로 TM채널이 한동안 급격하게 쪼그라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비대면채널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만큼 GA의 역할은 늘어날 것이며 이러한 시장상황에서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 설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몇 년전부터 금융당국에서 '제판분리'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한몫 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판분리란 영국과 미국 등 보험선진국에서 많이 활용한 전략으로 제조는 보험사가 담당하고 판매는 대리점이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윤제문 연구원은 "당국에서 장기적으로 보험상품의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는 상품개발을, 판매사는 보험 판매 및 사후서비스 제공으로 이원화하고자 한다"며 "이 과정에서 보험사들은 자회사형 GA채널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자회사형 GA 선호"

국내 굴지의 대형GA의 경우 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GA에서 발생하는 실적이 많다보니 보험사가 오히려 판매채널의 눈치를 본다는 얘기다.

대형GA의 관계자는 "많은 판매실적은 수수료 협상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높은 수수료뿐만 아니라 GA의 점포관리비용 역시 보험사가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보험사들은 대형GA에 높은 수수료를 주고 있다. 대형GA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밝히지는 않지만 자회사 소속의 설계사보다 많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A관계자는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 고객에게 판매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이왕이면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회사의 상품을 가입하도록 권유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험사들은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GA를 컨트롤하기 위해 자회사형 GA를 선호하는 것이다. 자회사형 GA의 지분은 보험사(모회사)가 대부분을 보유해 관계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윤제문 연구원은 "보험사는 모회사 영업정책의 반영이 쉽고 수수료 협상에서 기존 GA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자회사형 GA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