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1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열린 '상담전화 1336 개통식 및 명예 예방강사 위촉식'. 이날 명예 도박 예방강사로 위촉된 개그맨 황기순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짧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명예시민이나 도민은 돼봤지만, 명예 도박은 …" 하며 잠시 숨을 고른 그는 "다 제가 뿌린 씨앗이니 서서히 거둬가겠다"고 말했다.
개그맨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황기순은 지난 1997년 필리핀 카지노에서 수천만원을 탕진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 일을 계기로 브라운관에서 자취를 감춘 뒤 지난 10여년 간 전국을 자전거로 돌며 모금운동을 펼쳐 장애인들을 위해 1000대가 넘는 휠체어를 기증하는 등 선행에 앞장 서왔다.
그는 "짧지 않은 시간 도박을 하면서도 그 순간에는 도박을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필리핀으로 떠나던 때에도 본전을 찾으러간다고만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면 너무 부끄럽고 후회스럽다"고 털어놓았다.
황기순은 '아버지'로서 더욱 굳건해질 것을 다짐했다. 그는 "현재 6살인 아들이 머지않아 인터넷을 검색하게 될 텐데 아빠 이름으로 조회를 해보고 과거를 낱낱이 알게 되는 게 너무 소름이 끼친다. 이미지도 쇄신하고 양심도 되찾기 위해 더욱 열심히 도박예방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기순은 특히 청소년 도박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청소년들이 PC방에 삼삼오오 모여 죄의식 없이 도박을 하는 모습을 보면 (도박 예방강사로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명예든, 불명예든, 한 사람이라도 더 도박의 늪에서 건져내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