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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장들이 악화된 금융환경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 은행장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수익성 창출'과 '신뢰회복'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저금리·저성장이 지속되는 데다 대기업 부실사태까지 터지면서 수익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 및 내부비리까지 겹쳐 신뢰성마저 하락한 상태다. 이에 따라 각 은행장들은 '기본으로 되돌아가자'는 전략으로 감성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소통'과 '현장영업'에 매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다만 일부 은행장은 금융당국과의 기싸움으로 경영전략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민국 금융을 책임지는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김주하 NH농협은행장의 5인5색 표정을 살펴봤다.
"평생의 금융파트너 만들겠다"
"'스토리가 있는 금융'이 근본적 해법이다."
KB국민은행이 올해 내세운 경영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개인정보 유출과 직원비리 등 각종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적잖은 시련을 겪었다. 고육직책으로 내놓은 전략이 감성마케팅이다.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고객감동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이건호 행장의 생각이다. '스토리가 있는 금융'은 고객과 진심으로 공감함으로써 평생 금융파트너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건호 행장은 "가장 기본적으로 펀드·방카슈랑스·신탁 등의 상품을 판매할 때 왜 이 상품을 파는지 고객에게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이 영업을 할 때 은행의 입장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라는 의미다. 영업점에서 평가하는 영업점 고객만족도조사(CSI)도 3월부터 폐지했다. '매우 만족'이라는 형식적인 CS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스토리가 있는 금융은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며 "이는 곧 국민은행이 나아가야 할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드림경영'으로 소통의 꿈 열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드림(DREAM)경영'을 펼치고 있다. 드림경영은 핵심역량 차별화(D), 따뜻한 금융 2.0(R), 직원 가치 제고(E), 창조적 혁신(A), 쌍방향 소통 확대(M)의 첫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서 행장은 "그룹의 미션인 '따뜻한 금융'과 은행의 비전인 '사랑받는 1등 은행'을 구현하기 위해 드림경영의 다섯가지 아젠다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통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금융환경 악화와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임직원들이 하나로 뭉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를 통해 그는 평소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깜짝쇼를 펼치기도 한다. 그는 종종 외부에 알리지 않고 영업점에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이벤트를 연다. 직원의 기를 살려야 고객서비스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 행장은 "올해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한이 더 높이 도약하는 출발점"이라며 "드림경영의 원년을 맞아 시대적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새로운 역할을 찾는 도전활동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민영화 완수하겠다"
"마지막 순간까지 각자 맡은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해달라."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지난 4월2일 우리금융 창립 13주년 기념식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순우 행장의 올해 목표는 우리은행의 성공적인 민영화다. 이 행장은 우리금융과 계열사가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매각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래서일까. 최근 매각속도가 탄력을 받고 있다. 6500억원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도 국회에서 통과됐다. 물론 우리은행 최종 매각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높은 벽이라 할지라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넘겠다는 게 이 행장의 목표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 계열사 모두 그룹에서의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고 새 둥지에서도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해달라"며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치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통·현장 중심 경영 강화"
김주하 NH농협은행장이 현장중심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경북을 시작으로 전남, 전북, 충남, 충북, 경기, 강원, 경남, 제주 등 9개 도를 잇달아 찾아가 직원들과 미팅하고 있다. 이는 실적이 부진한 영업점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기 위해서다.
또 해당 거래 기업체 사장과의 미팅을 추진해 영업력 강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주교육원에서 전국 157개 시군지부장들에게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될 것을 주문하고 4월4일에도 서울지역 여성 지점장 12명과 간담회를 갖고 여성 특유의 감성마케팅과 고객감동 실천을 주문하는 등 영업력 강화를 위한 현장경영에 매진 중이다.
김주하 행장은 "올해 손익 전망이 녹록지 않다"며 "적립식펀드, 방카슈랑스, 외환부문 등에서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신규고객 발굴, 건전여신 추진, 부실여신 집중관리 등에 온힘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금융감독당국 징계 철퇴 맞고 위기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은행장 사퇴를 두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퇴출을 앞둔 미래저축은행에 대한 유상증자 부당지원을 두고 금융당국과 김 행장 간의 기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것. 현재 김 행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상당)를 받은 상태다.
이처럼 금융당국과 김 행장이 핑퐁게임을 하는 동안 피해는 고스란히 하나은행이 떠안고 있다. 경쟁은행들은 위기극복을 위해 각종 대응전략을 마련해 추진 중인데, 하나은행은 최고경영자(CEO) 수난시대를 겪으면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어서다.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66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5%나 감소했다. 매출도 2조8147억원으로 같은 기간(3조8119억원) 대비 26.1% 하락했다.
이러한 가운데 김 행장은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마치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관치금융과 버티는 하나은행 수장의 모습이 외줄타는 사람 처럼 불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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