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떨고 있니?"

 

농협금융지주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과 관련한 자회사 편입을 승인 받음에 따라 보험업계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현재 자산순위 4위인 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과 통합될 경우 업계에 고착화된 '빅3' 구도를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농협'과 '우리아비바'가 가진 장점을 합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면 충분히 판도를 뒤엎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당초 업계에서는 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물을 인수하더라도 농협생명과 우리아비바생명이 합병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농협 측은 올해 안으로 두 회사를 통합할 예정이다. 농협은 새로운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을 내정하면서 '통합'에 적합한 인사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농협생명과 우리아비바생명이 합병되고 강한 영업 드라이브를 통해 '빅3' 판도를 뒤흔들지 주목하고 있다.  

 
/사진=류승희 기자


◆연내 합병 계획… "한몸으로 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농협금융의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농협금융은 우리아비바생명의 지분 98.89%(1457만3773주)를 인수할 계획이다. 농협은 이달 중 매각잔금을 치르고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인수를 종료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안으로 농협생명과 우리아비바생명을 합병할 방침이다.


농협금융은 금융위의 매각승인 발표가 난 직후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우리아비바생명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용복 전 농협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김 내정자에 대해 "여신심사, 고객관리 등의 분야에 종사하면서 금융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영관리능력을 겸비한 전문금융인"이라며 "우리아비바생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경영전반을 쇄신하고 농협생명과의 통합을 준비하는 데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처럼 농협금융은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직후 농협생명과의 통합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몇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당초 업계 예상과 달리 올해 안으로 농협생명과 우리아비바생명을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농협금융은 우리아비바생명 노조와 인력구조조정에 대한 세부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위 농협생명, '빅3' 넘볼까

 

생명보험업계가 농협생명과 우리아비바생명의 합병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순위를 가르는 지표인 총자산 때문이다. 올 3월 기준 농협생명의 총자산은 48조1401억원으로 삼성생명(194조758억원), 한화생명(83조6060억원), 교보생명(75조1415억원)에 이은 4위다.


지금까지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이라는 이른바 '빅3' 구도가 고착됐다. 만약 업계 4위인 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의 자산 4조5851억원을 가져간다면 자산 50조원대 보험사가 새롭게 탄생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총자산 50조원대라면 '빅3'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생보업계 관계자들은 농협생명과 우리아바비생명의 통합으로 인한 영업시너지 효과도 경계하는 눈치다. 농협생명은 단위농협을 포함해 국내 최다 점포수를 보유한 농협을 통해 활발히 영업하고 있다. 이 같은 영업력에 우리아비바생명의 상품이 더해진다면 '최다 점포+상품 라인업 강화'라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아비바생명은 농협생명에게는 없는 '변액보험'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농협생명은 생명보험시장에 진출하면서 '25%룰'을 면제받는 대신 변액보험 판매권을 포기했다. 하지만 우리아비바생명은 현재 3종의 변액보험을 판매 중이다. 업계에서는 최다 점포에 변액보험까지 판매하게 된다면 '방카슈랑스 공룡'이 탄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초회보험료 압도적… 대면채널 강화 전망

 

농협금융이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합병한 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농협생명의 설계사 규모가 업계 4위인 지위에 비해 다소 처져 있어 설계사 규모를 늘리고 대면채널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


현재 농협생명의 전체 설계사 수는 2849명이다. 이 수치는 1만명이 넘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생명에 비해 현저히 낮다. 또한 5000명대인 ING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미래에셋생명에 비해서도 한참 부족하다.


농협생명의 설계사 수에 우리아비바생명의 설계사 1304명을 흡수하더라도 그 규모는 업계 4위라는 지위에는 걸맞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영업비율이 매우 높은 농협 입장에서 설계사 영입 등을 통해 대면채널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 기준 농협생명의 초회보험료 수입은 1조14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생명(6170억원), 한화생명(3234억원), 교보생명(2753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국내 생보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하지만 농협생명의 이 같은 초회보험료 수입은 대부분이 방카슈랑스(1조964억원)에서 나왔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과 합병한 이후 설계사 조직을 늘려 대면채널을 확대한다면 충분히 '빅3' 공략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