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DB

대형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 영업을 시작한 후에도 출범 당시 금융당국과 약속한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미루며 연 30%에 육박하는 고금리 대출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저축은행들을 인수한 대형 대부업체 대표들을 불러 ‘중금리 신용대출’ 출시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앤캐시’로 유명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9전10기의 도전 끝에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지난달 'OK저축은행’ 간판을 내걸고 영업에 돌입했다. OK저축은행은 영업 시작에 발맞춰 최대 연 4.3%를 제공하는 ‘OK끼리끼리 정기적금’ 출시하는 등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예금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저축은행 출범과 동시에 새로운 상품 개발을 통해 금융 문턱을 낮추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달리 대다수의 고객에게 연 25~30% 사이의 금리로 대출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나 도마 위에 올랐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 3개월 동안(9월12일 기준) 전체 가계신용대출자 중 99.05%에 25~3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법정최고금리인 연 34.9%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웰컴저축은행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업체 웰컴크레디라인이 해솔·예신저축은행을 인수해 지난 5월 출범시킨 웰컴저축은행은 전체 대출자의 99.72%에게 25~3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으로 가장 먼저 저축은행에 진출한 J트러스트의 ‘친애저축은행’도 25~30%대 금리를 적용 받은 대출자가 87.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에도 고금리 장사를 계속하는 것으로 전해지자 금융당국에서는 서둘러 ‘중금리 신용대출’을 출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은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승인할 당시 전제조건으로 연15~20%대의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를 내걸었다. 그러나 해당 저축은행들이 영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늑장대응으로 일관하자 각 기관 대표를 불러들여 중금리 상품 출시를 종용한 것.

이를 바라보는 저축은행 업계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그치지 않고 아주캐피탈 등 금융권의 매력적인 매물이 나오면 공격적인 M&A를 펼쳐나가고 있다”며 “몸집 키우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좋지만 당장은 시장에 자연스럽게 융화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부업 출신 저축은행이 ‘중금리 상품’을 선뜻 출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조달자금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아직까지 저축은행의 수신 기능이 안정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조달 금리로만 10%대를 적용받게 되는데 이 상황에 중금리 상품을 출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

OK저축은행 관계자는 “OK저축은행 출범 이후 연 5.7%~19.9%의 금리가 차등 적용되는 중금리 대출 상품인 ‘OK창업패키지론’을 출시했다”며 “앞으로 중금리대 상품들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