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을미년 청양의 해다. 복슬복슬한 양털처럼 온기 가득한 한해이기를 바라는 염원과는 달리 안타깝게도 새해 금융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내경제도 더딘 걸음이 예견된다.


자산관리전문가들은 올해 자산의 변동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금리인상을 전후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저금리·저성장시대를 맞아 수익 대안 찾기도 녹록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뜻의 다기망양(多岐亡羊)처럼 격변하는 금융환경에 자칫 자산관리의 맥을 놓칠 수 있다.

자산관리전문가들의 새해 금융시장 전망 및 전략 조언을 바탕으로 '2015년 재테크시장의 트렌드'를 미리 짚어본다.



 
◆<재테크 키워드①> 눈높이 하향화…생계형 재테크 뜬다

'고위험·고수익 → 중위험·중수익 → 생계형'. 재테크 눈높이가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자산관리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중위험·중수익기조마저 일부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창식 우리투자증권 스마트금융부 연구원은 "예금금리가 최저 1%대까지 떨어지면서 자금이 움직이지 않는 부동화 현상이 새해 더 심화될 것"이라며 "중위험·중수익은커녕 물가상승률을 넘어 실질적 마이너스 수익만 피하면 다행인 수준으로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0.1%가 중요한 시대가 되면서 더욱 부각되는 것이 세테크. 문제는 갈수록 절세상품이 희귀해진다는 것. 20~59세 직장인들이 예·적금 가입 시 세금우대(15.4%→9.5%)를 받았던 '세금우대종합저축'은 지난해 연말로 혜택이 사라졌다.

이창식 연구원은 "재형저축이나 소득공제 장기펀드(총급여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 가입 가능) 등 절세상품의 가입대상이 된다면 우선적으로 챙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절세상품 기근현상이 심화되면서 장기투자를 전제로 한 비과세보험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PB센터 PB팀장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끈 ELS(주가연계증권)를 변액보험에 담아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변액보험이 새로운 유망상품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한 계좌에 예금·적금·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넣고 일정기간동안 보유하면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혜택을 주는 상품. 연내 세부방안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재테크 키워드②> 무의미 지수… '숲'이 아닌 '나무'에 투자

2015년 새해 국내증시는 다소 우울하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박스피'의 오명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창식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최근 몇년간 줄곧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지수 전망은 큰 의미를 잃었다"며 "대신 핀테크 등 이슈에 따라 종목의 차별화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국내증시 투자자들이 우선 주목해야 할 대상은 배당관련 종목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현대지점장은 "고배당기업에 3년간 한시적 세제혜택을 주는 정책에 따라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성장·저수익시대에 따라 뾰족한 수익방안을 찾기 어렵다보니 다양한 대안상품 모색도 활발할 전망이다. 최근 자산가 사이에 주목받는 상품 중 하나가 시니어론. 일반 채권은 금리가 올라가면 손해를 보지만 이 상품은 역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 금리인상에 대비하려는 투자자금이 몰린다. 이주희 KB국민은행 WM사업팀 과장은 "시니어론을 비롯해 골드바, 위안화예금에서 ELS까지 분산투자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재테크 키워드③> '태풍의 눈' 美 금리인상…前 선진국, 後 신흥국

올해 글로벌시장의 '태풍의 눈'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전문가들은 "2015년 재테크는 연간 흐름이 아닌, 미 금리인상 전과 후로 나눠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선 전망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6월 이후를 꼽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선 4월 등 조기인상 가능성도 점친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맞춤솔루션팀장은 "미국 금리인상이 시작되기 전인 상반기에는 움츠리고 있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섣불리 움직이다가는 급격한 자산가치 변동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 특히 금리인상을 앞두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자금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금이탈 징후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대표적인 유망투자처로 꼽히는 곳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다. 김인응 지점장은 "최근 미국의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8000선을 돌파했는데 이는 양호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거품으로 보기 어렵다"며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미국이 시장을 주도하며 독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더불어 앞으로 미국 내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주식도 상반기 유망 투자대상으로 꼽힌다. 이관석 팀장은 "급상승한 미국 주식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앞으로 양적완화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은 유럽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파도가 전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다음에는 신흥국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주희 과장은 "지난해 신흥국 주식 가운데 인도 주식은 상승하고 러시아 주식은 떨어졌듯 금리인상 전후로 신흥국의 출렁임이 가라앉으면 옥석 고르기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을 전후로 한 시장 격변에 따라 자산배분 전략 또한 달라져야 한다. 신동일 팀장은 "상반기에는 안전자산을 위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하반기에 본격 투자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에는 전체 투자자산 중 안전자산의 비중을 60% 이상, 하반기에는 반대로 투자자산의 비중을 50% 또는 70% 이상 확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