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 과정에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사진제공=서울 뉴스1 양동욱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과정에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무기 계약직 6급 정규직 전환’ 요구사항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 반대로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013년 임금단체협상 때 무기 계약직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는데 두 은행의 통합 이후로 시기가 미뤄지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은 7일 외환은행 노조가 합병 협상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무기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의 무기 계약직 2000명은 6급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또 하나은행 무기 계약직 1400명도 6급 정규직으로 바뀐다. 다만 하나금융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무기 계약직 정규직 전환을 두 은행 통합 후 1개월 안에 진행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면서 노조와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하나금융: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협상 파행

하나금융은 무기 계약직 6급 정규직 전환에 대한 고민이 깊다. 외환은행의 무기 계약직 2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연간 600억원 규모의 부담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하나은행 무기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시 연간 소요되는 비용까지 합치면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재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상태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대로 무기 계약직 정규직 전환을 수용하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부분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무기 계약직 직원을 기존 공개채용으로 입사한 정규직과 동등하게 대우하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공채 직원의 경우 일반적으로 4~5년 후 자동 승진하는데 무기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직원과 기존 정규직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 하나금융 관계자는 “무기 계약직 직원들을 대졸 신입 공채직원들과 똑같이 대우했을 경우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다”며 “외환은행 무기 계약직만 2000명에 달하고 이로 인한 반발도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 기존 약속 지킨 뒤 통합해야

반면 외환은행 노조는 무기 계약직 6급 정규직 전환이 지난 2013년에 결정된 부분인데 지금에 와서 두 은행의 통합 이후로 연기된다는 점에 불만을 품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외환은행과 노조의 임단협에서 무기 계약직 6급 정규직 전환이 이미 확정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으면서 마찰을 빚고 있다.


김보헌 외환은행 노조 본부장은 “외환은행과 노조가 논의하고 결정했던 부분이니 만큼 미해결된 부분을 외환은행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뿐만 아니라 노사의 미해결된 협상 부분도  함께 다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처럼 두 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외환은행과 노조 사이에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을 같이 다뤄야 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기존 논의와 합병 부분은 별개라고 내세우는 하나금융지주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김보헌 외환은행 노조 본부장은 “이미 약속 했던 것이 아직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합병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같은 상황은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무기 계약직 전원의 6급 정규직 즉시 전환 ▲기존 6급 정규직의 급여 기준 적용 ▲일정기간 경과 후 전원 5급으로 자동 승진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하나금융 경영진은 현재 ▲무기 계약직의 통합 후 1개월 이내 선별적 6급 정규직 전환 ▲정규직 전환 후 현재 급여 수준 유지 ▲일정기간 경과 후 별도의 심사를 통한 승진기회 부여 등에 대해 고민 중이다.

현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이러한 이견으로 서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노조가 공생에서 빗겨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하나금융 측과 기존의 약속을 지키고 통합을 해야 하는 게 순서라고 주장하는 노조의 입장차로 인해 두 은행은 합병을 앞두고 갈등의 골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