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하지만 일각에서는 소송현황 공시제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이미 보험사들은 금융감독원에 소송현황을 공시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개선안은 공시 장소만 추가했을 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내달부터 보험사 소송현황 의무공시
지난해 보험사들이 제기한 보험금 지급 관련 소송은 전년대비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와 가입자 간의 소송은 총 1112건이었다. 이는 전년 647건에 비해 71.87% 급증한 수치다. 이 가운데 보험사가 제기한 소송은 986건으로 전체 88.7%에 달했다.
특히 손보사 관련 소송은 953건으로 이 중 880건이 보험사가 가입자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생보사 소송은 159건이었으며 이 중 106건이 보험사가 낸 소송이다.
손보사 중에는 동부화재가 16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해상(143건), 메리츠화재(113건), LIG손해보험(79건), 삼성화재(68건), 롯데손해보험(60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손보사 증가율은 메리츠화재(769%), 롯데손해보험(400%), 악사손해보험(267%), 한화손해보험(185%), 현대해상(160%) 등의 순이었다.
생보사 중에서는 현대라이프가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보생명(12건), 한화생명·ING생명(11건) 순이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줄줄이 가입자에게 소송 제기를 남발하게 된 데는 저성장 저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지급보험금이라도 줄여보려는 마음 때문이다. 금감원 소비자보호처의 분쟁조정에서는 고객이 이길 확률이 더 많아 보험사들이 자신들이 이길 확률이 높은 법원 소송을 선택한 것이다.
◆공시 장소만 추가…실효성 논란
금융위원회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소송남발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소송제기가 빈번한 보험회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보험협회 홈페이지에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제기한 소송현황을 공시토록 의무 부과할 것"이라며 "소송이 갑자기 늘어나는 보험사의 소송현황이 공개되면 소비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시장소만 추가됐을 뿐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현재 금감원 홈페이지에는 보험사들의 소송현황이 공개돼 있다. 하지만 단순히 소송건수만 기록됐을 뿐 별다른 정보는 얻을 수 없다. 이와 비슷한 내용이 협회에 공시된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보험사 소송현황 공시는 금감원에서도 시행하는 것"이라며 "소송현황 공시는 건수만 보여줄 뿐 아무런 역할을 못한다. 공시를 하려면 민원발생평가에 '소송 제기와 민사조정 신청', '승소율과 패소율' 등을 포함시켜 중점 관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와 논의를 거쳐 협의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패소율, 승소율은 협회와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며 "아무래도 금감원에 공시되는 소송현황 내용은 숫자에 불과해 앞으로 보험사들이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의 소송현황을 협회에 공시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송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소송 자체를 막는 것은 재판 전치주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또 다른 가치충돌이 일어날 수 있어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다음달 국회에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제출된다. 개정안에는 보험사가 보험금 청구·지급 부당행위 금지의무가 담길 예정이다. 개정안이 시행되고 보험사가 이를 위반하면 건당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